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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빛의 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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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나 Nov 07. 2022

밤의 바닥





밤의 바닥을 혓바닥 끝으로 쓸면

쌉쌀하고 무른 숨이 묻어져 나온다.

그것들을 뱉어다 손으로 꼭 쥐면

다음에 들이킬 것들은 어쩌나- 싶어

손아귀가 느슨해진다.

그 손 끝을 건드리는 것은

꽤나 잦았던 습기 가득한 밤.






밤의 바닥에 떨어져 있는

대충 내다 버린 감정들.

찬 기운이 서려 뻑뻑해진 것들에

나는 더 이상의 제안을 거두어 낸다.






이상하리만치 오래된 기억,

그리고 그와 함께 해온 얼마간의 멀미.

나는 오늘 밤 고한다.

아무것도 아닌 채로 머물겠다고.

그 무엇도 아닌 채로 내 던져지겠다고.

그러면, 그러면

계속 재생되는 눈앞의 것들을

또 비켜갈 것이라

그리 생각돼서.






결국 혀 끝이 얼얼해져 오면

엉엉 울지는 못해도

일그러진 얼굴을 하고서

의도치 않은 인내를 겪어내야 해서.

그래야 해서.

그래야 하나 의문이 들어서.

의문이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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