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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빛의 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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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나 Jan 24. 2023

그녀의 소식





소란하지 않다.

새삼스럽지도 않다.

겉보기에 같은 색깔들

그러나 결코 맞닿지 않은 존재들.

서로를 곁눈질하며 한 줌의 불행을 추에 달아볼 뿐이다




왜 너의 불행이 마음 한 구석에 안심으로 자리하는지

왜 나의 불행이 마음 한 구석에 미움으로 자리하는지

모르겠지만

계단을 오르는 것처럼 성가시고 가쁜 숨을

티도안 나게 몰아쉬는 건

어찌 된 연유에선가 싶어

뒷목이 뻣뻣해진다.




오랜만에 들었던 그녀의 소식이

지나치게 슬픈 것이라는 게

왜 나를 안심시켰던 것일까.

왜 미간을 찌푸려가며 잔뜩 걱정하는 척을 했어야 했을까.


두 눈으로 지켜봤던 그녀의 행복이 내심 부러웠던 탓일까.

부끄럽게도 말이다.




그래서 건조한 하루의 부스러기를 조금 덜어내어

그녀의  행복을 기도해 본다

그러면서 죄책감도 슬쩍 덜어내기도 하겠지만.

나는 맞닿지 않은 우리의 색을 풀어내어

어디로도 기울어지지 않은 기도를 올릴 수 있길,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가엽 다할 여길 수 있게 되길,

한 줌의 진심을 손에 꼭 쥐고서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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