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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빛의 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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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나 Jan 12. 2023

이상하게도



살아감 일까.
살아짐 일까.

그것을 잘 구분할 수 없는 것이,
혹은 구분할 필요 없다는 것이
보통의 앓는 소리지만



그러다 어느 날 헷갈리기라도 할라치면
다시 한번 생각을 하는 거다.
그리곤 이내 무력해지겠지.
어느 쪽인지 영원히 알 수 없는 것 같아서.

 

그런 나의 마음과 누군가의 마음이
서러움을 넘어서 걸음의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
나는 그만도 하겠다-
그렇게 일정한 톤으로 맞춰질 때면
생각하는 거다.
살아짐이었다는 것을.
나는 아무것도 시도하지 못한다는 것을.

 

이런 순간이 자주 온다는 것은
내가 헤매는 시간이 더 늘어난다는 것일 테다.
그러면 나는, 혹은 너는, 지니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헤아리다
포기하고 그냥 별을 헤아리기로 맘을 바꿀 수 도 있는 거다.

이상하게도.




물론 새까만 곳 구석구석에서

개의치 않고 빛나는 별빛들이
나를 조금은 부끄럽게 만들긴 하겠지만,
그때면 나는 아무리 부정해도

살아감을 잠시나마 느낄 수가 있으니까.

이상하게도.

 



별빛들이 겹겹이 쌓인 어둠 속에서
나는, 너는, 겨우 그렇게 살아가기로 다짐할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가끔은 그럴 수 있으니까.

이상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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