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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빛의 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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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나 Feb 02. 2023

오후의 단어




말을 멎기 시작했다

그럴 수 있으리라곤 생각 안 했다

그런데 그렇게 되어버렸다




어쭙잖은 대꾸보단

날카로운 말들이 자꾸 생각났다

망쳐버리면 그만이라 여겨서.




허울 좋은 말들을

근히 씹어 뱉어버렸다

아쉬운 진심을 삼켜내 싶어서.




노을이 지는 곁에 자리하여

주황빛으로 물들어가는

오후의 단어들.




잘 말라 바스락거리게 되면

나는 그 것들을 주워다

오래된 책 사이에 끼워 간직해야겠다.

어느 따듯한 햇살이 드는 날,

우연히 펼쳐보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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