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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빛의 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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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나 Feb 05. 2023

그 모든 순간에





안녕한 날들이

엿가락처럼 길게 늘어져

방향을 잃은 마음의 부스러기들을

침전시키고 있다




그동안 작은 떨림들을

의심 없이 다 받아들여야 했고

아쉬운 예감을 밀어내야만 했다





미지근한 공기

미지근한 통증

미지근한 생각





어쩌면 행복하다 할 수도 있겠다-

대충 주변을 둘러다 보며

공기가 반쯤 섞인 목소리로 말한다

 




이 정도면 되었다-

말할 수 있는 날들,

그 속에 서서 나는 고백한다

말라버린 옛 기억들을 딛고 서서

새까맣게 물들어 차갑게 식어간,

땀냄새 풍기는 그 모든 순간에

다정하게 입을 맞추리라  

이제야

감히 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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