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한 날들이
엿가락처럼 길게 늘어져
방향을 잃은 마음의 부스러기들을
침전시키고 있다
그동안 작은 떨림들을
의심 없이 다 받아들여야 했고
아쉬운 예감을 밀어내야만 했다
미지근한 공기
미지근한 통증
미지근한 생각
어쩌면 행복하다 할 수도 있겠다-
대충 주변을 둘러다 보며
공기가 반쯤 섞인 목소리로 말한다
이 정도면 되었다-
말할 수 있는 날들,
그 속에 서서 나는 고백한다
말라버린 옛 기억들을 딛고 서서
새까맣게 물들어 차갑게 식어간,
땀냄새 풍기는 그 모든 순간에
다정하게 입을 맞추리라
이제야
감히 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