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바람을 잠시 훔쳐왔다.
미지근한 듯 가벼운 바람은
머리칼을 타고 귀뒤로 넘어갔다.
마치 봄이 이미 온 듯.
멍하니 바라보았다
바람이 남긴 끝 향기를
가슴에 품고서.
사월의 나는
흩날리고 흩날리다
먼 곳으로 서서히 사라져 버리는
그런 운명을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자꾸 가슴께가 간지러워 오는 이유는 뭘까
봄을 맞이하는 나는
사월에 살고 있다
갓 피어난 새싹들이
끊임없이 지저귀며 풋내를 풍경 온다
흙과 물, 바람, 그리고 태양
나는 사월에 살고 있다
일찍이 봄이 찾아온 건
그저 꿈은 아닐 테다.
그저 꿈은 아닐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