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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빛의 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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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나 Apr 20. 2023

해파리





시작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 많은 것들을 흡수하기에는

이미 차올라 넘실대는 것들이

아슬아슬하게 찰방 대고 있었기에

그저 해파리의 모습을 한

'무언가'로 같은 곳을 맴돌았다.




부유하는 날들은 그리 특별하지 않았다

언제나 물살에 몸을 맡기는 쪽을 택했으니

아마 수많이 존재했었을

기억도, 질문도, 기대도

결국 아무렇지 않은 것들이 되어

아무렇지 않게 지나갔다




4월의 싱그러운 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더 이상 느낄 수 없어진 이 순간

나는 고백한다

기억이 없는 곳에 잔뜩 머물고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곳에 계속 머물 것이란 것을

마치 부유하는 해파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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