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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빛의 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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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나 Jun 15. 2023

기억의 요동



이죽거림이 멈추었다

손가락 하나가 자꾸 흔들린다

소리를 내지르기보단

고갤 숙이고

옷깃을 여미며

걸음을 빨리했다



슥- 스쳐가는 세월의 잔상들

여읜 시간의 뒷모습

결국 그늘 밑에 멈춰서

그것들을 밀어버리고

흩어놓았다



그래서인지

물속에 손을 집어 넣으면

퍼져가는 물의 요동이

잔잔한 비명을 지르며

곁을 떠나감을 알 수 있었다



차게 식은 손끝

차게 식어간 기억

입속에 넣어 굴리다 뱉어낸다

한껏 움츠린 곁눈질에 석화된 것들이

혀끝에 녹아나지 않아

텁텁해진 입맛을 다신다

이제 나는 잊을만한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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