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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나 Dec 17. 2024

한 조각의 비늘




깊게 파인 주름을 거슬러

헤엄치는 나를 보았다

단단한 비늘이 청록색의 빛을

욱신거리며 뿜어내는데

하나 둘 벗겨져 떨어져 나가는

비늘 조각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 쓸 곳 따로 없다

낡고 닳아 불투명해진 지느러미가 흩날리는 동안

섣부른 잔상이 팔목을 조여와

뿌연 잔해들을 흩어놓을 때면

여전한 것들이 내게 남아

여전한 이유를 묻는다

 

한 조각의 마음을 주워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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