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처음이 그러하듯
그건 애닳던 마음이었다
어느 꿈꾸던 시절, 어여삐 여기던
바람의 감촉이 내게로 다가와
가장 어두운 곳 밑바닥에 착 가라앉았더랬다
그럴 때면 가슴에선 시큼하고 달큰한 맛이 느껴졌다
언젠가, 수줍음을 잔뜩 머금은 입김을
살며시 네 볼에 불어넣은 적이 있었다
너는 간지럽다 말했고
나는 참, 따듯하다 말했다
모든 것이 미지근해진 후
어느새 단물 빠진 꿈들은 흔하게 발밑에 쌓여 갔고
나른한 기억들은 뻐근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어느 보통의 날,
선선한 바람이 살며시 불어올 때면
너를 앓아 내야 했던
그 처음이, 어쩔 수 없이 문득 떠오르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