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

by 유나

Beauty

Acrylic

30x40cm



내 곁에 머무르는 문장들은 대게

한 때 지독히도 앓아

되직해진 마음으로부터 증류되었다


건조해져 딱딱해진 단어들이

손 끝에서 흘러나와

종이 위에서 바스러져 갈 때면

나는 조금은 놓아버릴 수도 있는 거다


한 줌이 된 문장의 부스러기는

후-하고 불면

공기 중에 분해되어 그 자취를 감춘다

남은 것은 종이 위 잉크에 엉겨 붙은

어여쁜 형체이니

나는 그저 잠시 아팠을 뿐인 거다

다만, 희미하게 풍기는

잉크의 비릿한 냄새가 느껴질 때면

어쩔 수 없이 지난 자욱을 추모한다

하지만 결국 남겨진 것은 아름다움이니

나는 다시 펜을 집어들 수 밖에 없는 거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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