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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억창고 Jul 29. 2021

​멀 미

미얀마 배낭여행


미얀마의 시골길

덜컹거리는 낡은 버스


짐짝 위에 짐짝처럼

얹힌 사람들


타나까를 바른 여인이

검은 비닐봉지에 얼굴을 파묻는다


통로의 간이의자에

간신히 걸친 엉덩이를

덜퍼덕 바닥으로 내려놓는


네 발이 낯설어

꿀렁이는 뱃속

자꾸만 토해내는 가녀린 얼굴


세월을 거슬러가는

낯선 풍경에 어지러운 나


멀미하는 얼굴끼리 마주 보고

희미한 연민을 나눈다


어느새 해는 떨어져

어두운 수풀 사이로

긴 꼬리를 감추는데

바간으로 가는 길은 아직 멀었다



                              2019.2.23.  


*타나까: 천연 자외선 차단제

* 바간: 미얀마의 옛 도시. 세계 3대 불교 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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