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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이 아닌 마지막
어머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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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창고
Jul 30. 2021
이번이 마지막이
라
고
신문지에 둘둘 말아놓은
직접 짠 참기름을 내놓으며
어머니가 말했다
냉동실에 뭐 든 거 없나
광도 열어보고
뒷마당에 걸친 횟대도 살펴보며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된장과 고추장
얼려두었던 죽순
마늘과 양파
온갖 꾸러미가
대청마루에 모였다
가
늠되지 않는 어머니의 정성이 모였다
제발요
힘든데 가만 쉬라고
사정을 하면
내가 움직여야 뭐라도 주지
육 남매를 홀로 키우며
평생 쪼들리며 살았던
어머니는
돈 대신 당신의 마음을 주려한다
제발 내년에도
내 후년에도
마지막이 아닌 마지막이길
정말로 마지막일 것 같은
이 슬픈 예감은 빗나가기를
어머니의 마음을 한 아름 안고
뒷동산 푸른 하늘과
그 너머 아버지와 할머니의 산소를
바라보며
홀로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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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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