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실행
신고
라이킷
5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기억창고
Jul 30. 2021
마지막이 아닌 마지막
어머니에게
이번이 마지막이
라
고
신문지에 둘둘 말아놓은
직접 짠 참기름을 내놓으며
어머니
가 말했다
냉동실에 뭐 든 거 없나
광도 열어보고
뒷마당에 걸친
횟대도
살펴보며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된장과 고추장
얼려두었던 죽순
마늘과
양파
온갖 꾸러미가
대청마루에 모였다
가
늠되지 않는
어머니의 정성이 모였다
제발요
힘든데 가만 쉬라고
사정을 하면
내가 움직여야 뭐라도 주지
육 남매를 홀로 키우며
평생 쪼들리며 살았던
어머니는
돈 대신 당신의 마음을 주려한다
제발 내년에도
내 후년에도
마지막이 아닌 마지막이길
정말로 마지막일 것 같은
이 슬픈 예감
은
빗
나가기를
어머니의 마음을 한 아름 안고
뒷동산 푸른 하늘과
그 너머 아버지
와
할머니의 산소를
바라보며
홀로 빌었다
keyword
어머니
고향
나눔
기억창고
내 안에 떠도는 말, 기억나는 일, 간직하고 싶은 순간들에 대한 글을 씁니다.
구독자
53
구독
작가의 이전글
집으로 가는 길
함께 멀리
작가의 다음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