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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억창고 Aug 11. 2021

다이어리


다이어리가 생겼다

365일 비어있는 공간

빼곡하거나 성긴 채 채워질

나만의 사연들


죽어있는 말들을 꺼내지 말자

빈칸의 주인이 될 단어들

살아있는 낱말로

스스로 길을 찾게

흘러가는 대로 가보자


다시 다이어리를 본다

어디쯤 와 있는지

알 듯 모를 듯 미정의 좌표

비어 있는 네모의 공간들이

벌린 입이 되어 내게 말을 건다

게으른 주인은 가라고

궁핍한 동거는 싫다고

소리 없이 소리 내는 저 작은 공간이

갑자기 두려워졌다


잘 살아야겠다

배고픈 다이어리가 되지 않도록

하루를 알차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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