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내게 딱 맞는 속도를 아는 게 중요해
러닝과 목 통증
달릴 때 가장 힘든 건, 내 최대 속도를 모르고서 달릴 때였다. 내가 달릴 수 있는 최대 속도를 잘 모르고 욕심내어 한계치를 넘어버리는 순간엔 얼마 못 가 반드시 멈춰서서 숨을 골라야 했기 때문이다.
막상 달리길 시작하니, 목에서 피 맛이 나는 목 통증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1KM만 달려도 목에서 피 맛이 나 달리기를 못 하겠다는 나의 후기에 '코로 씁씁 입으로 후후' 호흡하면 통증이 사라진다는 친구들의 팁은 아쉽게도 하나도 먹히지 않았다.
하지만 목통증으로 1KM 만 뛰더라도 매일 아침 문 밖을 나서 1KM를 뛰고, 그게 힘들면 자전거를 타며 꾸준히 성취하는 감각을 쌓으려고 했다. 큰 생각을 가지고 목표를 세우고 그랬던 게 아니었고. '성과'로 평가받지 않는 영역의 일을 해내는 게 좋았고, 러닝에 실패하더라도 개운한 아침 공기를 쐬고 동이 트는 걸 보는 즐거운 경험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 그랬기에 실패하더라도 지속할 수 있었던 즐거운 아침 루틴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매일 실패하는 이 즐거운 아침 루틴을 지속하며, 한계를 느끼더라도 잘 실패하고,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성취를 쌓게 되는 일을 지속하면, 긍정적인 마음의 힘이 생긴다는 걸 깨달았다. '매일 원하는 만큼의 목표를 이루지 못해도 그냥 해보는 일'에서 오는 성취감과 긍정적인 느낌을 꼭 기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의 실패가 부끄럽고 부끄럽던 사람인 내가, 오히려 매일 달리며 겪은 작은 실패를 통해 제 자신이 스스로를 기특하게 보는 계기가 된다는 게 아이러니했다. 같은 경험에도 다른 관점을 만들다니 감개 무량하고.
그리고 꾸준히 지속해가다 보니 목 아픔을 이겨내는 나만의 방법을 찾았는데, 그건 바로 '내게 맞는 달리기 속도를 찾는 것'이었다. 어느 날 우연히 미디엄 템포의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며 달리다 보니 어느새 달리는 속도가 음악 템포를 따라갔다. 평소 도전하던 속도보다 반절 정도 느린 속도가 되어 그 템포를 맞춰 뛰었는데, 그게 어느새 1KM를 지나 가볍게 2KM가 되더니, 너무 신이 나 계속 뛰고 나니 3KM를 지나 5KM 이상의 달리기가 되었다.
나의 속도만 찾는다면 그리고 다른이의 속도에 휩쓸리지 않고 내 속도만 유지한다면, 더 길고 오래 달릴 수 있다는 것을 배운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