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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은영 May 11. 2019

오늘의 밭일


벌써 낮엔 덥다. 해거름에 다시 농장을 찾았다. 며칠 못올 참인데다 어제 열무에 정신을 빼앗겨 미처 돌보지못한 가지 네 그루가 마음에 걸려서다. 두둑하게 흙을 모두어 둔덕을 쳐서 물을 충분히 머금게 했다.


열무와 가지 사이에 큰 기대없이 심은 씨감자가 이렇게나 늠름하게 자라고 있다. 김동인의 감자 속 복녀처럼 열일하며 제초하고 물을 줬다. 이케 일하는데 일삯 쥐어줄 왕서방은 어디에.


밭일 마치고 허리를 펴는데 두둑 뼈 맞춰지는 소리.

하루치 살았다고 그예 뻐근하다. 콩콩 두드리면서 물을 마신다. 흠뻑 물먹은 땅을 보니 거짓말처럼 허기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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