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민의 안디무지크 후기
송영민의 안디무지크에 다녀왔습니다.
클래식 매니저 국내 가입자 1만명 돌파 기념으로 마련한 전석 1만원 스튜디오 콘서트였습니다.
'클래식 매니저'는 클래식 음악을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어플입니다.
컨트리뷰터즈 멤버가 주제별로 큐레이션해서 쉽고, 재미있게 클래식에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송영민 피아니스트도 컨트리뷰터즈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저도 일할 때, 청소할 때, 잠잘 때 찾아 들으며 클래식과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어요.
이번 콘서트는 잠실새내역 메이드컨텐츠 야기라는 공간에서 열렸습니다.
30분 정도 일찍 도착했는데 벌써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습니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부모님 손을 잡고 함께 온 어린 학생들이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제 옆에도 학생 두 명이 앉아있었어요. 살짝 이야기를 나눠보니 바이올린을 5년, 7년 연주한 친구들이었습니다. 어린 친구들인데 이런 콘서트에도 찾아오다니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하우스 콘서트 내용도 알찼습니다.
첼로, 피아노, 바이올린 각 악기가 빛날 수 있는 곡들이 깊이 있게 연주되었습니다.
최근 첼로 연습을 하다보니 처음으로 연주된 무반주 첼로 모음곡도 집중해서 들었습니다.
하우스 콘서트의 매력 중 하나는 연주자 아주 가까이에서 연주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인데요.
연주하는 손 모양 뿐만 아니라 표정까지 볼 수 있어 음악에 흠뻑 취해볼 수 있는 것 같아요.
곡 중간중간 송영민 피아니스트가 곡에 대한 해석 뿐만 아니라, 관객과 소통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한 곡당 15분 정도로 흐름이 길다보니 어린 친구들이 혹시나 지루하지 않은지 질문을 던지기도 했는데요.
순수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놀라워요!"라고 대답하는 꼬마 친구의 반응에 관객들 사이에 웃음이 흘러나왔습니다. 귀엽기도 하고, 그 대답에 동감하는 웃음이 아니었을까요?
관객들에게 질문을 받는 시간도 가졌는데요. "음악가들은 연주를 하면서 무슨 생각을 하나요?"라는 질문에 한경진 바이올리니스트는 "집에 가스를 끄고 왔는지...", 장우리 첼리스트는 "고양이 밥을 줬는지..."라며 농담 섞인 대답을 해서 다시 한번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그리고 "관객들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감상하는지..."도 궁금하다고 하셨어요. 아이쿠, 이런 인간적인 모습과 센스있는 답변이 재미있더라고요! 두분 다 작곡가가 음악을 만들 때 어떤 생각을 했는지를 상상하며 그 생각을 잘 표현해내기 위해 노력한다고 마무리 하셨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클래식 공연에 다녀오면 마음도 맑아지고, 중심이 잡히는 것 같아요. 여운이 남는 음악은 다시 한번 들어보며 그때의 감동을 되살려보기도 하고요.
제가 이 글을 통해 전하고 싶은 건 "연주가 어땠다."라는 평가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저는 클래식 입문자니까요. 곡을 해석하면서 듣기 보다 그냥 들리는 대로 듣고, 보이는 대로 보고, 느끼는 대로 느끼고 있거든요.
다만 "클래식도 이렇게 재미있다."라는 이야기는 꼭 하고 싶어요. 콘서트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곡에 대한 설명(제 표현으로는 숨겨진 뒷이야기)를 듣고, 다시 그 곡을 들을 때 눈을 감고 있으면 연주자의 표정과 그 때의 감정이 되살아나는 시간이 참 좋더라고요.
이렇게 좋은 연주를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이번 콘서트가 1회였는데 2회, 3회도 쭈욱~ 계속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