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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May 28. 2021

한밤 중에 구토

너와의 365가지 행복의 맛 #143

자정 무렵 빵이가 잠에서 깨서 우는 소리가 들렸다. 혼자서 다시 잠들 수 있도록 좀 더 기다릴까 하다가 살금살금 다가갔는데 이상한 냄새가 났다. 뭔가 이상해서 신랑한테 불을 켜달라고 했는데 빵이 얼굴과 귀 등이 토 범벅이 되어 있었다. 자다가 토를 한 모양이었다. 신생아 때 자주 게워내긴 했어도 토를 한 기억이 없어서 당황스러웠다. 다행히 열이 나거나 컨디션이 안 좋은 건 아니어서 목욕을 하고 다시 재웠다. 엄마가 안아주니까 방긋방긋 웃는 모습이 오히려 더 안쓰러웠다. 속이 안 좋았던 건지... 얼른 말을 해서 의사표현을 해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오전에 빵이 상태를 계속 살폈는데 눈이 붓고, 목 주변 피부가 붉게 올라왔다. 아기 컨디션은 괜찮아 보였지만 혹시 몰라서 일요일에 문을 여는 소아과를 방문했다. 진찰 결과 건강 이상은 없고, 붉게 올라온 건 건조해서 그러니 크림을 하루 세 번 마사지하면서 발라주라고 했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별 탈 없이 지나가서 다행이었다.


빵이가 늘 활발하고, 에너지 넘치게 지내는 모습을 보다 보니 토한 뒤 차분해진 모습이 낯설 정도였다. 늘 건강하게 자라줘서 고맙고, 지금처럼 튼튼하게 자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 써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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