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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May 31. 2021

소중한 나

너와의 365가지 행복의 맛 #150

빵이 아랫니가 하나 더 났다. 아랫니 두 개, 윗니 두 개였는데 아랫니 왼쪽에 이가 하나 더 올라오고 있다. 그래서 그런가? 요즘 이앓이를 하는지 자다가 자주 깬다. 나도 깨서 달래다가 옆에서 쭈그려 잠든다.


아기가 기어 다니기 시작하니까 기저귀 갈거나, 화장실 가는 것도 더 힘들다. 전기 코드 만지지 않게 조심시켜야 하고, 밥 먹고 있거나 설거지하고 있으면 기어와 안기려고 한다. 자다가 깼을 때도 내 품으로 파고든다.


그러다 보니 따듯한 식사 한 끼 제대로 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특히 집에서 둘만 있을 때 엄마가 눈에서 안 보이면 울면서 찾는다. 좀 울어도 그냥 둬야 하나? 내가 너무 빠르게 반응했나? 뒤돌아보게 된다.


앞으로 일과 육아를 병행하려면 지금처럼 원하는 것을 제때에 들어주기 어려울 텐데... 지속 가능한 육아를 조금 더 고민해봐야겠다. 그리고 건강 관리에 좀 더 힘써야겠다. 밥을 제대로 못 먹고, 잠도 제대로 못 자니 요 며칠 체중이 줄었다. 인생 최저 몸무게를 신혼여행 때 찍었는데 요즘 그 체중이 되었다. 다이어트 관점에서 보면 체중 감소가 좋은 일이지만 몸과 마음이 튼튼해야 육아도 잘할 수 있다고 느낀다. 아기가 활동이 많아지는 만큼 엄마 체력도 많이 필요하다. 조금 포기할 부분은 포기하고 나 자신을 잘 챙기는 것에도 신경 써야겠다. 할 수 있는 범위를 먼저 생각하고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이유식 만들기 등 할 일을 해야겠다.


아가도 소중하지만, 엄마인 나 자신도 너무 소중하니까. 엄마인 내가 건강하고 행복해야 우리 신랑도, 아가도 행복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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