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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Jun 07. 2021

우리는 한 팀

너와의 365가지 행복의 맛 #154

신랑이 6월 중순에 스페인으로 열흘간 출장을 가게 되었다. 코로나 시국인지라 오후 두시쯤 잔여백신을 맞았는데 밤 열 시부터 새벽까지 열이 오르내리며 몸살 기운이 있었다. 열꽃인지 두드러기인지 허벅지와 팔에 붉은 반점이 생겼다. 모기에 물린 모양 같았다. 백신을 맞은 다음날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쉬었는데 내가 빵이를 돌보면서 식사 준비나 설거지를 다하려고 해도 미안해하며 묵직한 몸으로 집안일을 도와줬다. 늘 함께 하다가 아내 혼자 하는 모습을 보니까 미안했나 보다. 진짜 괜찮은데, 백신 찬스로 좀 쉬라고 했다. 백신을 맞은 후 증상이 나타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신랑이 그간 얼마나 많은 일을 함께하고, 힘이 되었는지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늘 신랑에게 기대기만 했는데 신랑이 아프니까 보호해주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그러고 보니 신랑은 항상 아기뿐만 아니라 아내를 챙겨주고 보살펴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우리는 서로의 보호자이며 한 팀이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좋은 팀메이트가 되기 위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조금 더 배려하고, 칭찬하며 함께하는 우리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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