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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Jun 09. 2021

꾸러기 빵이의 잠자리 투쟁

너와의 365가지 행복의 맛 #159

빵이가 자는 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있다. 아홉 시, 열 시, 열한 시가 다 되도록 어찌나 에너지가 넘치는지! 한때는 쪽쪽이 물면 여덟 시 정도에 차분히 꿈나라로 가는 모습을 보고 부모님께서 아오지 탄광 데리고 가는 것 같다고 하셨는데 이젠 어림도 없다. 뒹굴 댕굴 거릴 때는 그나마 양호했다. 요즘은 큰방에서 나가 부엌을 지나 화장실까지 탐험하는 사고뭉치 꾸러기 모습이다. 옆에 누워서 자는 척하는 것도 안 통한다. 포기하고 다른 일을 하니까 실컷 놀다가 열한 시쯤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눈을 비비더니 잠들었다. 세상에 이렇게나 재밌는 게 많은데 자기 싫다고 투쟁하는 것 같다. 그날 하루의 에너지를 모두 소진하고 나서야 꿈나라로 가더니, 중간에 깨지 않고 쭉 자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다! 낮에 더 신나게 놀아주면 더 일찍 잠들려나? 낮잠을 오전에 한번, 오후에 두 번 자는 것도 영향이 있겠지? 어쨌거나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은 없다. 대전 할머니 집에 가면 바뀐 환경에 또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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