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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Jun 19. 2021

요즘 빵이는(8개월아기)

너와의 365가지 행복의 맛 #168

요즘 빵이는 배밀이 단계를 넘어 무릎으로 기려고 시동을 걸고 있다. 엉덩이를 번쩍 들다 못해 엎드려뻗쳐 자세가 되기도 하는데 아직 무릎으로 기는 방법을 터득해가는 중인 것 같다. 머지않아 무릎으로 길 것 같은데 배밀이를 주로 하는 지금보다 기는 속도가 더 빨라질 것 같다. 

기어 다니기 시작하니까 조금 힘들긴 한데 너무 귀엽다. 방에서 기저귀를 갈 때 싫으면 내 품을 빠져나가 문 밖으로 도망간다. 빵이 잡으러 간다고 따라가면 소리를 꽥꽥 지르며 잽싸게 도망간다.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뒤돌아보며 엄마가 얼마나 따라왔는지 확인하는데, 내가 성큼 다가가 있으면 손바닥으로 바닥을 마구 치면서 힘껏 기어간다. 완전 장난꾸러기!

선풍기 버튼을 누르고, 사물함을 열었다 닫기를 반복하고, 다용도실 문턱을 넘어 실내화를 만지작거리다가 빨아먹는다. 손에 잡히는 건 무엇이든 입으로 가져가서 삼키거나 다칠 수 있는 위험한 물건이 없는지 늘 살펴야 한다. 그래도 딱딱한 바닥에서 뒤집기를 할 때 살살 뒤집고, 모서리나 벽을 피해서 다니는 걸 보면 조심성이 있는 것 같다.

다치지 않도록 늘 살펴야 하지만 하고 싶은 것을 다 못하게 한다면 아기도 반감이 생길 것 같다. 최선을 다해 지켜주되 너무 노심초사하지 말고 아기가 새로운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줘야겠다. 기기 시작하니까 가만히 누워있을 때가 편한 시기였다고 느낀다. 앞으로 일어서고, 걸어 다니기 시작하면 뒤로 쿵 넘어지고 어딘가에 부딪치는 일이 잦을 텐데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도 든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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