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사각 수박을 먹어요
딱 좋아 그림책이다 2. 아이 시원해
딸 지윤이는 과일을 정말 좋아합니다. 생애 첫여름을 나면서 무더운 날씨에 땀을 많이 흘렸지만 수박, 포도, 살구, 복숭아, 멜론 등 다양한 과일을 맛보았어요. 지윤이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지금까지 과일을 꼬박꼬박 챙겨 먹는 신랑과 제 영향도 많이 받은 거겠죠.
수많은 과일 중 지윤이는 수박을 가장 좋아합니다. 가을장마가 시작되면서 수박 시즌이 지나가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들었어요. 올여름 마지막 수박이라 생각하고 수박을 한통 샀습니다. 역시나 수박을 자르기 전부터 수박을 보며 소리치고, 두드리며 좋아하더군요.
먹기 좋은 크기로 수박을 작게 잘라 입에 넣어주었습니다. 그런데 식탁 위 반으로 갈라놓은 수박을 자꾸 만지고 싶어 했어요. 통째로 앞으로 가져가 보여주니 손가락으로 수박을 파길래 반타원 모양으로 잘라 주었습니다. 윗니 네 개, 아랫니 네 개, 총 여덟 개의 이로 수박을 뚝뚝 베어서 사각사각 씹어 먹더라고요. 올여름 처음 수박을 맛볼 때는 과즙망에 넣어 주었는데, 점점 작게 자른 수박을 숟가락으로 먹다가 이제는 스스로 베어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 계절 안에서도 아이는 정말 빨리 자라고 바뀌는구나 느꼈습니다.
《아이 시원해 / 김경득 글, 그림》라는 그림책에서 토끼가 수박 욕조에 몸을 담그고 사각사각 수박을 먹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우리가 먹는 게 수박이란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집에서 수박 욕조를 만들어주지는 못했지만 토끼처럼 수박을 사각사각 먹는 맛을 느끼게 해 준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수박 껍데기까지 먹으려는 기세로 달려드는 모습이 귀여웠습니다.
그림책 《아이 시원해》는 다양한 동물들이 목마를 때 갈증을 달래는 모습을 다양한 의성어와 함께 담겨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화장실로 다 같이 달려가 시원하게 오줌을 누는 모습도 동물마다 다른 의성어로 표현되어 있어 재미있습니다. 무엇보다 맨 마지막 장에 시원한 푸른색이 소용돌이치면서 "아이 시원해!"라고 말하는데 이 장면을 볼 때마다 속이 시원해지면서 더위가 잊히는 기분이었습니다. 사계절 상관없이 볼 수 있겠지만 특히나 여름에 아이들과 읽으면 기분 좋은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