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만으로도 빛나는 당신께

딱 좋아 그림책이다 3. 민들레는 민들레

by 이수댁

참 신기한 일입니다. 아기와 함께 있으면 거리를 지나가거나 벤치에 앉아 있다가도 사람들이 눈을 맞추며 아기의 관심을 끄는 소리를 냅니다. 아직 지윤이가 말을 못 하니 제가 대신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하며 지윤이에게도 "빠빠이~"하고 손 흔들게 합니다. 낯선 사람과 아기와 육아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일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예전에는 몰랐던 이웃들과 교류하며 지내는 기쁨을 알아갑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카페에서도, 놀이터에서도 사람들이 근육을 풀고 부드럽게 웃어 보이고 말을 거는 마법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지윤이의 존재만으로 회색빛 도시가 알록달록한 놀이터로 변신한 기분이 듭니다. 딸 지윤이가 꼭 무엇이 되지 않아도, 세상에 무언가를 증명하거나 인정받지 않더라도, 이미 충분히 귀한 존재라는 걸 잊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림책 《민들레는 민들레/ 김장성 글, 오현경 그림》'는 오래도록 곁에 두고 지윤이가 언제든지 꺼내볼 수 있도록 선물하고 싶은 책입니다. 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든, 혼자이거나 누군가와 함께일 때도, 어떤 모습을 하고 있던 지간에 민들레는 민들레라고 따뜻한 그림과 함께 말해줍니다.


출산 후 육아를 하면서 생활 패턴이 달라지고 혼자만의 시간이 줄어 나 자신을 잃기 쉬운 지금의 저에게도 토닥토닥 위로를 전해줍니다. 그동안 넓고 다양하게 사람들을 만났지만 지금으로서는 육아를 하는 제 상황을 이해해주고, 마음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소수의 친구들과 얼굴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아이를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하고, 아이와 함께 하는 삶 속에서 저만의 균형을 찾아가야 합니다. 출산 전과는 전혀 다른 상황 속에서 수동적으로 변하기 쉬웠지만 이 책을 보며 자존감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고, 행복하다고 스스로 만족하게 되었습니다. 그게 일이든, 인간관계든, 운동이든, 글쓰기가 든 간에요. 진정으로 나 자신을 사랑하고, 주체적으로 내 인생을 살아가고 싶은 모든 엄마들과 이 책을 함께 읽고 느낌을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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