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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Oct 19. 2022

아프면서 또 한 번 자란다

윤이랑, 일상 속 작은 발견 여행 64

어제 새벽 지윤이는 목감기로 열이 39.4도까지 올랐다. 다행히 신랑이 쉬는 날이어서 어린이집에 안 가고 가정보육을 할 수 있었다. 전날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해 너무 피곤했지만,  블루투스 키보드를 딸깍딸깍 두드리고, 전화하는 시늉을 하면서 엄마 일하는 모습을 흉내 내는 딸을 보니 힘이 났다. 피곤할지언정 힘들지는 않다. 


열이 나던 첫날 저녁에는 힘 없이 축 쳐지더니, 둘째 날 저녁은 에너지가 회복되었는지 예술혼을 불태웠다. 물감을 종이뿐만 아니라 찬장, 바닥에 두드리는가 하면 찰흙 놀이를 하자고 눈을 반짝였다. 번거롭고 귀찮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이토록 에너지가 넘쳐야 아이다운 것 같다. 돌아와서 다행이다. 반갑다, 에너지 넘치는 내 딸!


이번에 아프면서 가장 크게 성장한 모습은 기저귀가 아닌 팬티를 입고 지낸다는 점이다. "엄마~ 쉬쉬!, 엄마~ 응~까!" 하면서 변기로 앉아야 한다는 신호를 보낸다. 아플 때마다 용수철을 달고 점프하듯이 성장하는 모습이 기특하다.


무엇보다 하루 휴가를 내서 지윤이를 돌봐주는 신랑에게 고맙다. 육아와 가사에 적극 참여하는 모습이 참 감사하다. 덕분에 아침 일찍 출근해서 근무하고, 일찍 집에 갈 수 있으니 오늘도 저녁 시간은 세 식구 찐하게 함께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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