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송도에서의 첫 일주일

서울쥐의 송도여행 01

by 이수댁

모든 일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다. 사람, 집, 동네, 도시 모두 마찬가지다. 어떤 상황에서도 단점보다 장점을 크게 보려고 노력한다. 이사 후, 낯선 환경은 호기심과 관찰력을 높여주었다. 아이인 듯, 여행자인 듯, 사진작가인 듯,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장면을 처음처럼 새롭게 바라보는 건 축복이다.



이사를 하면서 아이들을 키우는 환경이 더 좋아졌다. 예전 집보다 공간이 넓어지고, 아파트 단지 산책길도 아기자기 예쁘게 조성되어 있으니 낯선 공간에서도 이상할 정도로 마음이 편안했다. 그토록 바라던 평지와 지하주차장도 삶의 질을 높여주었다. 아이들도 집 안 공간에 여유가 생기니 부딪칠 일이 줄었다. 집 밖으로 나가도 차 없는 길에서 안전하게 산책할 수 있어 사방에서 오던 차로 신경이 곤두서는 일이 사라졌다.


아이들은 적응 천재란 말이 있듯이 새로운 환경에 금방 적응해서, 오히려 나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지윤이는 직장 어린이집에 가고, 동네 태권도장을 다닌다. 송도에서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다섯 살에 유치원에 가고, 중간 입소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어린이집도 4세(만 2세)까지 운영하는 곳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사 전 지윤이의 유치원을 알아보기 위해 스무 곳 넘게 연락을 돌려보았는데 자리가 있는 유치원을 찾기가 어렵고, 대기가 100번대인 곳도 있었다. 학습 위주의 대형 유치원을 다니다 소규모 인원으로 구성된 직장 어린이집으로 가서 혹시나 지루하게 느끼면 어쩌나 했던 건 기우였다. 따듯하고 밝은 분위기의 직장 어린이집에서 만난 선생님과 친구들이 정말 좋다며 빨리 어린이집에 가고 싶고, 더 오래 있고 싶다고 말해서 참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아이의 머리를 예쁘게 묶어주고, 얼굴에 토끼 그림을 그리며 선크림을 발라주는 건 아이들이 많은 유치원에서는 기대하기 어렵다. 선생님들께서 3:1로 다정하고 살뜰히 챙겨주시니 좀 더 수월하게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놀잇감도 훨씬 다양하고 자유놀이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는 점도 좋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지윤이가 안정감을 느끼고 있고, 선생님과 원활하게 소통하고, 아이들을 따듯하게 보살펴주시는 어린이집 환경에 복직 후에도 안심하고 맡길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겼다.


신랑이 쉬는 날에는 이삿짐 정리에 집중했다. 아직도 정리할 게 남았지만 집안일은 끝이 없기 때문에 살면서 틈틈이 하고자 한다. 정리 못지않게 중요한 건 짧게 지나갈 송도의 가을을 짬짬이 즐기는 것이었다. 주말에는 센트럴파크를 산책하고, 지타워 전망대에서 송도 전경을 바라보며 송도와 인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가족이나 친구들이 놀러 오면 같이 갈 식당과 장소들을 꾹 꾹 저장해 두었다가 함께 즐길 준비를 해가면서…



낯선 도시에서의 일주일은 일상이 여행인 듯한 일상 여행자가 되어 호로록 지나갔다. 우리 가족 모두는 적응에 애쓰며 먼 훗날에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을, 최고로 행복한 시간을 누리고 있다. 처음의 감사함을 잊지 않고자 기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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