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지의 세상 구경] 하노이 아침식사 투어

컬러풀 2018, 원더풀 하노이 - 넷째날

by 이수댁

“내일 새벽 5시에 55 Hang Ngang street에서 보자!”


약속처럼 우리는 해가 뜨기도 전에 55 Hang Ngang 거리에서 만났다.

“좋은 아침이야! 저기서 쌀국수 먹으면서 아침식사 투어 시작해보자.”

베트남 사람들이 아침에 주로 먹는 쌀국수, 스티키 라이스, 반꾸온(팬케이크), 반미 등을 직접 체험해보는 아침식사 투어였다.

* 아침식사 투어 신청 링크

https://www.backstreetacademy.com/hanoi/1815/breakfast-tour-good-morning-vietnam


- 해가 뜨면 모습을 감추는 요상한 쌀국수 집

아직은 어두운 거리에 사람들이 의자에 옹기종기 앉아 쌀국수를 먹고 있었다. 주변은 오토바이도 사람도 많지 않고 한산하다.

새벽 1시부터 6시까지 쌀국수를 파는 노점이다. 이래봬도 30년이 넘은 전통있는 집이라고 한다.


쌀국수 최고의 맛집은 아니지만 늦게까지 일하는 사람들이나 새로운 것을 체험하고 싶은 학생들이 맛있게 한 그릇 비우고 갈 수 있는 곳이다.

아직 배가 고프지 않아서 입맛이 없다고 느꼈는데 막상 쌀국수가 나오니까 잘 들어갔다. 30분 후면 없어진다니 우리의 투어 가이드 MT가 아니었으면 전혀 구경도 못할 풍경이었다.

그리고 날이 밝으면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일반 상점이 열려 있다. 자칫하면 쌀국수를 먹은 곳이 어딘지도 모르고 지나가기 십상인 것이다.

- 경찰이 오기 전에, 길거리 마켓의 스티키 라이스

쌀국수를 먹고 길을 걷다보니 반딧불이처럼 머리에 불빛을 밝힌 사람들이 보인다. 과일, 채소, 빗자리, 옷 등 다양한 물품을 파는 길거리 마켓도 조용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시골에 사는 사람들이 직접 재배파던 작품을 조금씩 팔던 것이 커져서 마켓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종일 열리는 것이 아니도 8시면 다른 거리로 옮겨가 장사를 한다고 한다.

그곳에서 스티키 라이스를 샀는데, 우리나라 주먹밥 또는 김밥처럼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밥이다. 가장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아침으로 노점상 상인들 또는 학생들이 많이 사먹는다고 한다.

노점은 원래 불법이라 경찰 단속이 들어오면 해체된다. 실제로 우리가 거리를 크기 한 바퀴 돌고 다시 마켓으로 와서 스타프룻을 먹는 동안 경찰차가 들이닥친 풍경도 눈 앞에서 구경했다.

아니, 그런데 경찰과 상인들 모두 느긋하고 태평하기 그지없다. 심지어 경찰에게 차를 한 잔 가져가주는 상인도 보인다. 경찰은 천천히 차로 돌아다니고, 상인들은 천천히 짐을 싸서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참 재밌는 풍경이다.

한 자리에서 수십년 동안 스티키 라이스를 파신 할머니는 경찰이 와도 꿈쩍도 안하실 것 같다.


“왔니? 천천히, 조심히 가거라~”라며 손 흔들며 인사하셔도 이상할 것 같지 않은 건 왜일까...? ;;

상큼하고 시원한 스타프룻 - 과즙이 많이 들어서 갈증 해소에 좋다.
빨간색 스티키라이스의 재료로 쓴다고 한다.


- 비포 선라이즈, 호안끼엠 호숫가에서 운동을!

걷다보니 호안끼엠 호수가 나왔다. 새벽부터 호수 주변에는 러닝을 하거나 사이클을 타는 사람들이 많았다.

심지어 웃음 운동을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6~7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아하하하하 크게 웃는 것이다.

단체로 에어로빅과 국민체조 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모두 여성들이었다. 5시쯤 운동을 시작해서 6시~6시 반 정도에 마치면 장보러 간다고 한다. 부지런하게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기는 모습이었다.

여담으로 10여년 전 에어로빅 곡으로 뱅가보이즈의 “Boom Boom Boom Boom”이 어디를 가던지 흘러나왔다고 한다.


그 당시 우리의 가이드 MT는 고등학생이었는데, “Boom!(x4) I want you in my room. Let’s spend the night together. Together in my room.”이라는 요상한(?) 가사를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신나는 리듬에 맞춰 열심히 춤추는 아주머니들을 바라보며 재밌었다고 했다. 그 모습을 상상하니 크크큭 웃음이 나왔다.

- 이상하게 끌리네~ 하노이의 별미, 반꾸온

동그란 불판 위에 묽은 쌀가루 반죽을 올려 다 익기 전에 도마로 옮긴다. 도마 위 반죽 안에 다진 돼지고기와 버섯을 넣으면 완성! 숙련된 손놀림을 보고 있노라면 장인이 따로 없다.

소세지가 들어있는 피시소스에 야채를 살짝 담그고, 돌돌 말아낸 반꾸온을 맛보니 담백하다. 요들요들 촉촉한 식감에 젓가락이 계속 움직였다.


아직은 여행자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번 맛보면 계속 생각나는 별미라고 한다. 분짜와 함께 둘째 가라면 서러울 음식이다.

베트남 북부에서 많이 해먹던 음식으로 하노이 명물 요리라고 하니 놓치지 말고 맛보기를 추천한다.


- 아침을 바삭바삭하게 깨우는 반미
베트남 사람들이 아침으로 먹는 음식을 하나씩 맛보니 배가 불렀다.


마지막 코스는 반미로 베트남식 바게트 샌드위치다.숯불에 구운 양념 돼지고기가 들어간 반미팃느엉이 맛있다고 하지만 먹어본 적이 있으니 이번에는 닭고기를 시도해보았다.

바삭한 바게트 빵 안에 닭고기, 당근, 오이와 소스가 어우러져 오묘한 맛있다. 한입 먹으려고 했는데 반개 다 먹고 말았다는 건 안 비밀...ㅠㅠ 이렇게 맛있으면 어떡하니...


- MT와의 아침식사 투어를 마치며...

평소보다 한산한 주말, 새벽 5시에 시작한 아침식사 투어를 마치고 나니 8시 반이다. 평소 같으면 일어나 씻고 아침을 먹을 채비를 하는 시간인데 하루를 다 지낸 듯 알차게 시간 보낸 후였다.

이번 여행에서는 먹고, 걷고, 쉬고를 반복했는데 그 어느 때보다 여행다운 여행을 한 기분이다.

투어 중 사탕수수를 사서 맛보라는 MT

먼저, 현지 친구들을 만나서 로컬들이 찾는 길거리 음식점을 가볼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다.

음식을 먹으며 음식과 식당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이동하면서 베트남 문화 관련 이야기를 나누며 짧지만 많은 것을 체험하고, 이해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MT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베트남 문화가 우리와 닮은 점이 많다고 느꼈다. 그래서 베트남 사람들에게 금새 마음을 열게되고, 정이 가는건지도 모르겠다.


투어 동안 친절하고, 재미있게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MT와 이제는 헤어져야 할 시간...

4월에 한국에 오면 또 보자, MT!

4월에 친구들과 한국에 온다는데, 그때 나는 서울의 어느 동네와 맛집들을 소개해줄 수 있을까?


나도 주제를 갖고 투어 프로그램을 한번 짜봐야겠다. 어떤 루트가 나올지, MT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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