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은 많이 허전하겠지.
- “지영아, 너 본드 있냐?”
- “지영아, 밴드 좀 붙여줘.”
- “지영아, 간식...내가 줘야 하는데.”
생각해보면 이 아이는 정말 사소한 일로 내 자리를 찾아왔다.
- “어, 여기.”
- “피 난다. 뭐하다 다쳤어?”
- “됐거든~~ 빈말 하지 말고 그냥 가져가~”
무심한 듯 대해도 별 거 아닌 일로 찾아와주는 친구가 있어서 마음 한 구석이 늘 든든했다.
회사에서 이름을 부르고, 말을 놓고 지내는 사람은 드물다. 대부분 나이가 더 많고, 친하더라도 직급을 부르고 존댓말을 하는 것이 기본 에티켓.
그래서 이렇게 친구처럼 지내는 관계가 내겐 흔치 않다. 미우나 고우나 소중하게 여겨지고, 떠나보내기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옆에서 지켜보기로, 이 아이는 똑똑한데 노력하는 친구이다. 그리고 절~대 절대 시간을 허투로 쓰지 않는다.
동갑내기에, 중국어 공부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보기 드물게 구내식당 밥을 예찬하는 친구. (쓰고보니 괴짜 같은 너란 아이.)
덕분에 옆에 있던 나도 중국어 배우는 진정한 재미를 느끼고, 구내식당 밥을 더 맛있게 먹게된 것 같다.
친한 동료들과 모여 연남동 작은여행을 하고, 중국어 수업 대신 선생님을 모시고 노래방에 가서 중국 노래를 부르며 중국문화 체험(?)을 하기도 했지!
며칠 뒤 이 친구는 중국으로 유학을 떠난다.
너에게 난 언제나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너는 잘할거야. 너는 걱정 안된다.”
짐을 정리하고나니 허무하다는 너, 새로운 환경 속에서 어떻게 헤쳐나갈지 걱정된다는 너지만 분명 잘할거야.
학창시절에 만난 친구처럼 친하게 지낼 수 있어서 특별하고, 즐거웠고, 고마웠다는 말 꼭 전하고 싶다.
당분간은 구내식당 밥을 먹고, 중국어 수업을 들을 때 빈자리가 많이 허전하겠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부쩍 성장할(이라 말하고 ‘어쩌면 10년은 늙어보일 수 있는’이라 적는다.) 너의 모습을 응원한다.
또 보자, 아주 멀지 않은 날에.
한국, 중국, 어디에서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