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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Jul 31. 2018

근사한 연습실

혼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에도 좋은...!

포레카 브레인샤워룸 @포스코센터

내게는 아주 근사한 연습실이 있다. ‘포레카’라고 임직원들을 위한 휴식 공간이다. 들어가면 녹색 정원으로 꾸며져 있다. 책장에는 다양한 책들이 가득 꽂혀있다. 사회적기업 형태로 운영하는 카페도 있어 필요하면 음료와 다과를 주문할 수도 있다.

처음 첼로를 시작했을 때는 민폐를 끼치기도 했다. 도레미파솔라시도- 도시라솔파미레도-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하러 온 직원 분들께는 분명 소음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어쩌랴, 철판 깔고 해야지. 실제로 친한 직원분과 집에 가는 길에 마주쳤는데 첼로 연습을 했다고 하니까, 아 그 소리 주인공이 지영씨였냐고 놀리셨다. 달게 낮잠을 자려고 했는데 도레미파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깼다고... 허거걱. 이왕 못하는거 뻔뻔해지기라도 해야지,라고 다짐했다.

연습을 하다보면 문을 열고 반갑게 인사해주시는 분들이 있다. 보통 나와 같이 자신의 악기를 연주하시는 분들이다. 한 분은 피아노, 또 다른 분은 클라리넷을 연주하신다. 취미로 악기를 연주하지만 모두 수준급이시다.


피아노를 연주하시는 차장님께서는 누나가 피아노 연주하는 걸 어깨 너머로 배우셨다고 한다. 예전에는 박효신의 ‘바보’를 연주하셨는데, 요즘에는 유키구라모토의 ‘로망스’에 빠지셨다. 클래식 음악 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연주하신다.


클라리넷을 연주하시는 그룹장님께서는 오케스트라에 소속되어 활동을 하신다. 격무로 바빠서 오랜만에 연습을 왔다며 반갑게 인사하신다. 바쁜 시간을 쪼개서 연주하시는 모습을 보니 마음 속 깊이 존경심이 든다. 또한 동질감도 든다. 악기 연주를 할때 행복하니까 저렇게 연습을 하시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각자 악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실까 문득 궁금하기도 하다. 연주를 하면서 발견한 그 악기만의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연습을 하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한다. 첼로와 클라리넷은 어떤 연주를 함께할 수 있을까? 피아노와 첼로 둘이서 어떤 곡을 같이 해보면 좋을까? 행복한 상상을 한다. 연주하시는 분들이 첼로가 필요할 때 같이 연주하자고 제안하고 싶을 만큼 실력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오늘도 나는 비브라토를 연습했다.

에에에에에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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