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지금 잘 지내고 있는걸까?’ 고민이 들때
한번쯤 해보고 싶었다. 의식의 흐름에 따른 글쓰기. 일어나자마자, 꿈에서 덜깬 듯한 새벽에, 꿈인 듯 아닌 듯 글을 써보는거다.
열대야라는 말을 처음 제대로 실감해본다. 이제서야? 더위를 타지 않는 편이라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올 여름에도 7월 중순 즈음 느즈막히 선풍기를 꺼냈다. 집에 오자마자 샤워를 하면 체온이 내려가고, 얇고 시원한 소재의 잠옷을 입으면 그렇게 덥다는 생각을 못했다. 집에서 에어컨 켤 생각은 들지 않았다.
지금도 내 방에는 선풍기만 돌아간다. 위잉위잉. 등 뒤에 큰 선풍기 하나, 책상 위에 작은 선풍기 하나. 이 정도면 어느정도 더위를 버틸만하다.
4시 즈음 잠을 깬 건 열대야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 불을 켠채 잠들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영원할 줄 알았던 이십대가 손가락을 5번 꼽으면 옛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 지금 잘 지내고 있는걸까?’ 괜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키씨의 ‘인생 질문’이란 책을 들여다봤다. 지금처럼 답이 없는, 그리고 늘 되풀이되는 고민이 들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시간을 갖기 위해 산 책이었다. 이 책은 6트랙으로 나뉘어져 있다. 나의 정보 / 공간환경 / 사람들 / 물건과 컨텐츠 / 개념환경 / 일. ‘온종일 직.간접적으로 접촉하며 영향받고, 느끼고, 생각하게 하는 모든 것’이라고 저자는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라고 한다. 이 시간만큼은 마음껏 솔직해지라고 한다. 판단은 천천히, 스스로 고정관념에 빠지기 보다 여유롭고, 열린 자세로 답해 보라고 권유한다.
어쩌면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시간은 스스로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인지도 모르겠다. 성공한 사람들의 통찰과 해답이 영감을 줄 수도 있지만, 그건 그 사람이 처한 상황 속에서 얻어낸거니까... 내게 필요한 것과 다를 수 있다. 때로는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 못지않게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도 중요하다.
이미 내 안에 갖고 있는 충분한 힌트를 알아차릴 시간! 책 속에 담긴 질문에 대해 있는 그대로의 생각과 감정을 차분히 정리해보면 어떨까?
푸른빛 어스름한 새벽, 매미소리 가득한 이 시간에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