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약점이 있다.

더 많이 아끼고, 사랑해줄게.

by 이수댁


어렸을 적 꿈이 많았다.
선생님, 기자, 환경단체 등 비영리기관에서 일하는 사회운동가, 모금전문가 등... 다양한 직업에 관심이 많았다.

사회이슈에 관심이 많고 글쓰기를 좋아했던 나로서 한때 기자를 꿈꾸기도 했다.
하지만 정형외과 의사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발 많이 쓰는 직업을 갖지 말라고...

그 말씀 때문인지 대학생 때 기자단 활동을 한 적은 있지만 본격적으로 기자가 될 준비는 하지 않았다.
물론 지금 하고 있는 일도 현장을 잘 알아야하기 때문에 외근이 잦지만 사무실에서 일하는 시간도 길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정형외과 선생님 말씀 따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이 아프지만, 발은 내 몸 중에서 약한 부위인 것 같다. 그리고 못생겨서 숨기고 싶은 부위이기도 하다.

먼저, 내 발 녀석은 좀 까다롭다. 아무 신발이나 신지 못한다. 신경을 쓴다고 돈을 들여서 메이커 신발을 사도 마찬가지다.
세 켤레를 사면 두 켤레는 제대로 신지 못하고, 편안하게 느껴지는 한 켤레를 주기장창 신고 다닌다.

키가 큰 편이고, 발이 아파서 구두를 자주 신지 않았지만 내 발은 만신창이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괜히 눈물이 핑 돌았다.
내 몸 중에서 가장 고생이 많은 것 같은데, 그 동안 잘 보살펴주지 못했구나... 미안...

작년에 베트남으로 봉사활동 갔을 때 아침부터 늦은밤까지 활동을 한 후 신발을 벗고나서 깜짝 놀랐다. 발이 퉁퉁 부어서 코끼리 발이 되었기 때문이다. 누워서 발을 올리고 있고, 냉찜질을 하면서 붓기를 가라앉혔다.

이번에는 정확한 원인을 모른 채 오른쪽 발이 부었다. 많이 피곤했던 걸까? 미룰 수 있는 약속은 미루며,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매일 한의원을 찾아가 침을 맞고, 치료 받으면서 다행이 붓기가 많이 빠졌다.

빨개진 부분도 색이 점점 옅어지고 있다.
살짝 만지기만 해도 통증이 느껴졌는데, 지금은 통증을 1부터 10 중에 2정도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줄었다.

조금 더 쉬고, 보살펴주면 잘 나을 수 있을 것 같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약한 부위가 있다고 한다. 나에겐 발이 그렇다. 굳은살도 많고 울퉁불퉁 못생겼지만, 가장 많이 아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저녁에 의사 선생님께서는 근육 이완제 앰플을 땄는데 조금 남았다며 발에 주사를 놔주셨다.
"으아아~" 소리를 숨기지 못할 정도로 아픈데, 통증이 있는 부위에 세차례 바늘을 꽂으셨다.

"하나도 안 아파요. 괜찮아요."하시면서 끝까지 주사를 놓고, 아무 감정도 없는 듯이 태연한 표정을 지으셨다. 그러면서 또 한 번 말씀하셨다.

"하나도 안 아파요. 괜찮아요."

그런 의사 선생님이 너무 얄밉기도 하고, 얼마나 아팠는지 느껴보시라고 때리고 싶은 마음이 불쑥 들었다.

'제 손 엄청 매운데 한번 맛 보실래요? 하나도 안 아파요. 괜찮다구요!! 흑흑...'

그래도 신경써서 치료해주신 의사선생님께 감사드려야지... 근육 이완제를 맞으면 근육이 흐물흐물 풀리냐고 여쭤봤는데, 그게 아니고 긴장된 부분이 풀리는 거라고 말씀하셨다.

주말 동안 푹 쉬고, 냉찜질하면서 더 많이 나아야겠다.

빨갛게 부은 오른발. 그래도 많이 나았다. 더 아끼고, 사랑해줄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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