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입구역 육개장 맛집 발견!

미세먼지 ‘보통’인 주말엔 을지로 골목산책

by 이수댁

2019년 3월 10일 일요일의 지영


"을지로 입구역으로 갈 테니 맛집 찾아놔~"

맛집을 찾으라는 임무가 주어졌다. 요즘 핫한 을지로에서 가보고 싶은 곳은 많지만 내 선택은 '무교동 북엇국'이었다. 오랜 시간을 한 가지 메뉴로 승부해 온 뚝심과 정갈한 맛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아침에 요거트, 점심은 샌드위치를 먹었다 보니 따끈한 국물이 있는 한식이 먹고 싶었다.

마침 을지로 입구역 1-1 출구에서 도보로 4분 정도 거리라 위치도 딱이었다. 설레는 발걸음으로 찾아갔으나, 식당 불이 꺼져있었다. 52시간 근무로 토, 일을 닫는다는 슬픈 안내문만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주말에 문을 닫는 식당일 줄이야... 생각을 못했다. 기대가 아쉬움과 민망함으로 바뀌는 순간! 발걸음을 돌려 다시 식당 찾기를 시작했다.

- "부민옥? 좀 전에 지나오면서 본 것 같은데?"
- "그래? 거기 가면 뭐가 있는데? 배고프다. 일단 가보자!"



현 위치에서 가장 가깝게 뜨길래 찾아간 부민옥은 단체와 개인 손님으로 붐볐다. 잠시 대기하면서 맛있게 음식을 입에 넣는 사람들의 테이블을 관찰했다. 대부분의 테이블에 흰색 무침 음식이 놓여 있었다.

- "저게 뭐지? 사람들이 흰색 무침을 많이 먹는데?"
- "양무침?"
- "그게 뭐야?"



처음 마주하는 생소한 음식이었다. 좀 더 자세히 보니 양무침 옆에는 육개장이 하나씩 놓여 있었다.

- "우리는 간단히 육개장 하나 양곰탕 하나씩 주문해서 조금씩 맛볼까?"
- "여기 육개장이 유명한 것 같아. 난 육개장 먹고 싶어."
- "오, 나도 육개장! 그럼 육개장 두 개 주문하자."

자리에 앉기까지 시간이 걸렸지, 음식은 주문하니 바로 나왔다. 푸짐 그 자체! 왜 사람들이 육개장을 가운데에 두고 국자로 떠서 나눠먹는지 알 것 같았다. 여러 재료가 아닌 고기와 파로 이루어져 있었다. 특히나 고기 인심이 정말 후했다.



- "여기 완전 내 스타일인데!"
- "와, 진짜 양 많다. 다 못 먹을 것 같아."
- "엥? 나는 다 먹을 수 있어." (자신 있음!)
- "후훗. 맛있게 먹자~"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려고 육개장 위주로 먹었는데, 국물이 자극적이지 않아서 밥 없이도 맛있게 먹었다. 고기를 우려낸 국물 맛을 살리고, 양념으로 간을 세게 하지 않는 것 같았다. 고기가 많아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단맛이 나던 파! 파가 이렇게 맛있는 줄 새삼 느꼈다.

- "우와 여기 진짜 맛있다!"
- "그러게. 잘 찾아왔네~"

맛있다고 여러 번 외치며 육개장을 한 그릇 다 비웠다. 역시 한식을 먹어야 속까지 든든하게 채워진다.

배도 부르고, 오랜만에 미세먼지 '보통'인 주말이라 을지로를 산책했다. 카렌다, 스티카, 명함 등 불 꺼진 인쇄소 골목에 숨어있는 핫한 카페와 바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다. 제대로 된 간판도 없는데, 희미하게 흘러나오는 불빛과 음악을 젊은이들은 귀신같이 찾아왔다. 요즘은 다 SNS를 보고 찾아다니니, 입소문이 참 중요한 것 같다.



가보고 싶던 음악 바 '평균율'은 대기시간이 너무 길어 구경만 하고 나왔다. 다음에 을지로에 가면 부민옥에서 양무침도 먹어보고, 평균율에서 음악 들으며 맛있는 술도 맛봐야지! 골목 산책 만으로도 서울 여행을 하는 듯 신나는 토요일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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