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틴 쌀국수, 분짜 & 콩카페 코코넛 스무디 커피
2019년 3월 12일의 지영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때 김정은 위원장은 멜리아 호텔에서 묵었다. 멜리아 호텔은 베트남 국방부 소유로, 창밖으로 호안끼엠 전경을 볼 수 있다.
친한 오빠가 베트남 한 달 살기를 하면서 머문 숙소가 멜리아 호텔 근처였다. 뉴스에서 호텔 주변 거리를 비춰주는데 동네 풍경을 마주한 듯 반가웠다고 한다.
오빠가 한 달 살기를 하는 기간 중 공통으로 아는 베트남 현지 친구의 결혼식이 있어 일주일 정도 일정을 함께했다. 친구가 결혼식을 올린 곳은 다름 아닌 하노이 멜리아 호텔이었고, 뉴스와 신문을 통해 소식을 들으니 반가운 마음이 컸다.
‘아... 베트남 가고 싶다.’
가끔씩 아무 생각 없이 쉬고 싶을 때 베트남 여행을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현지식과 카페 투어를 하면서 하노이 구석구석을 탐방하며 그들의 문화를 엿보던 시간, 참 재밌었는데...
특히나 그 여행은 대학 시절 가족처럼 지내던 오빠의 입대로 한 동안 못 보다가 제대 후 오랜만에 함께한 것이었다. 졸업 후 각자 다른 생활에 얼굴 보는 게 쉽지 않으니, 이렇게 함께 여행할 기회는 쉽게 오지 않을 것 같았다. 대학생 국제 영어토론 대회를 위해 필리핀, 일본, 중국 등을 같이 다니던 추억이 몽글몽글 피어나며, 또 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 더욱 귀하게 느껴졌다.
그래서일까? 하노이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 나누던 시간이 마음속에 따듯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때때로 진한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해서, 지금 당장 베트남을 갈 수 없으면 주말에 연트남 여행을 하리라 마음먹었다. 연남동에 문을 연 콩카페와 더불어 쌀국수 맛집을 찾은 것이다.
연남동 퍼틴은 최근 문을 연 베트남 쌀국수집이다.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나무 바닥과 민트색 천장, 식물로 꾸며진 벽이 눈에 들어왔다. 주방 쪽에는 야자수 모양의 화분도 놓여있다. 녹색 식물로 꾸며진 공간을 보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점심시간을 약간 비껴갔더니 사람이 많지 않아 공간에 여유가 있었다. 진한 쌀국수 냄새를 맡으니 베트남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며 출출해졌다.
주문한 퍼틴 쌀국수와 분짜, 그리고 꿔이가 나왔다. 쌀국수 국물을 맛본 후 입맛에 맞게 특제 칠리소스와 마늘소스를 넣으면 되는데, 나는 마늘소스 넣는 것을 좋아한다. 고추도 조금 넣고, 상큼하게 라임즙도 짜면 먹을 준비 완료! 젓가락으로 국수를 집어 숟가락에 담고 눈으로 먼저 맛을 본 후 후루룩 한입 먹었다. 오래간만에 먹는 쌀국수라 먹고 있어도 먹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일명 저팔계 마음.(쌀국수 너무 맛있으셩~!) 따듯한 쌀국수 국물에 꿔이를 찍어 먹으면 별미다. 튀김우동을 먹는 것처럼 꿔이를 국물에 적셔 먹으면 참 맛있다.
다음은 분짜! 내가 제일 사랑하는 베트남 음식이다. 새콤달콤한 소스에 국수, 야채, 고기를 살짝 담갔다가 숟가락에 얹어서 한 입에 먹으면 제맛이다. 소스 안에 들어있는 당근을 함께 곁들여 먹으니 더 맛있었다. 한국에서 냉면에 숯불갈비를 얹어 먹듯이, 쌀국수에 고기와 야채를 곁들여 균형 있게 먹을 수 있는 것이 분짜이다. 감칠맛 난다! (글을 쓰다 보니 또 먹고 싶다. 쩝쩝...)
배불리 식사를 했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콩카페 방문으로 연트남 코스 하이라이트를 찍기로 했다. 사람들이 많아서 대기시간이 길다는 것을 감안하고 가보기로 마음먹었는데, 운 좋게 한 팀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도 줄 서서 카페에 들어서기는 처음이었다.
조금 기다리더라도 테이크아웃하지 않고, 카페에서 분위기를 즐긴 건 역시 좋은 선택이었다. 1970~80년대로 돌아간 듯한 인테리어가 한순간 날 베트남 카페로 데려다준 것 같아 반가웠다. 낮은 테이블과 의자에는 한국 사람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특히 베트남 사람들도 고향에 대한 향수 때문인지 많이 찾는 것 같았다.
그리고 맛본 코코넛 스무디 커피!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비싸다는 점. 6천 원이면 한국에서 보통의 커피 가격이지만, 베트남에서 싸게 주고 맛있게 마시던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비싸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맛있어서 마지막 한 방울까지 쪽쪽 다 마셨다. 단순히 음료값이 아니라 콩카페의 공간, 분위기, 이 곳에서의 시간에 대한 지불이라고 생각하면 아깝지 않다. 베트남이 그리워질 때 언제든 방문할 수 있을 테니 오히려 고마운 마음이 든다.
연트남에서 맛본 베트남 음식에 대한 글을 쓰다보니 같은 코스를 다시 밟고싶은 마음이 커진다. 베트남 여행 갔을 때 사온 코코넛 커피 스틱을 뜨거운 물에 타 마시며 연트남 앓이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