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워, 뉴욕의 가을!

문허니와 허니문 뉴욕 편 3

by 이수댁

색소폰 연주로 행복했던 센트럴파크 아침 산책


음악을 좋아하는 나는 여행 중에도 음악이 들려오면 귀를 기울여 듣는다. 이번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음악가는 센트럴파크에서 만났다. 크나큰 센트럴파크에서 색소폰을 연주하는 사람들이 여러 명 있었는데, 그중 전 세계 화폐를 모으는 젊은 음악가가 있었다. 벤치에 앉아 그의 음악을 감상하는데 우리에게 다가와서 자신이 지금까지 모은 각국의 화폐가 담긴 앨범을 보여줬다. 여행자들의 돈을 빼앗는 수법 인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기도 했지만, 내가 본 이 친구의 눈은 다른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경계심을 풀고 대화를 나누다 보니 앨범 안에 천원이 보였다. 지갑에 만 원짜리가 있어서 이 친구를 믿고 만원을 선물했다. 굉장히 고마워하면서 우리 부부를 위한 연주를 두 곡이나 해주었다. 그 앞에 가까이 서서 연주를 감상하는데 그날 아침은 아주 큰 선물을 받은 듯 행복했다. 또한, 오랜만에 눈이 맑고, 반짝이는 사람을 만났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복잡한 도심 속에서 뉴욕의 가을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었던 시간으로 내 생애 첫 뉴욕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힌다.



전시 디자인이 멋진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영국의 대영박물관,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과 달리 미국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은 기부와 기금으로 물품을 구입해 소장하고 있다. 매년 새클러 전시관의 덴두르 신전에서 기금 모금 파티인 '메트 갈라'를 진행하는데, 이곳에 초대받는지 여부는 할리우드 스타들에게 큰 영예라고 한다. 영화 <오션스 8>에서 '메트 갈라'에 참석한 유명 여배우의 보석 목걸이를 훔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고 하니 어떤 모습으로 펼쳐지는지 꼭 봐야겠다.

센트럴파크의 가을 햇살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커다란 창을 배경으로 이집트 정부에서 미국에 통째로 이전한 덴두르 사원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유명한 회화 작품들 뿐만 아니라 뉴욕의 사계절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창, 햇살이 드는 명나라의 정원 등 테마에 맞는 전시 디자인이 무척 인상 깊었다.



베슬에서 바라본 뉴욕 야경과

맛있는 리틀 스페인


뭐라 설명하면 좋을까? 도심 속 인공산? 벌집 피자 과자에 있는 구멍처럼 중간중간 뻥 뚫린 건축물을 따라 올라가면 뉴욕의 야경이 펼쳐진다.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홈페이지에서 미리 방문 시간대를 예약하면 큐알코드 확인 후 바로 입장 가능하다. 다양한 각도에서 건축물을 바라보며 기념사진을 남겼다. '어떤 건축물일까? 직접 만나보면 기분이 어떨까?' 궁금했는데, 이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건축물이라서 재밌다.



베슬 근처에 리틀 스페인이라는 레스토랑도 방문했다. 다양한 스페인 음식과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알록달록한 색상의 채소, 신선한 생선과 고기 등 재료 진열도 참 잘해놨다.

가장 먼저 대표 간식인 추로스를 맛보았다. 갓 튀겨서 뜨끈뜨끈한 녀석을 핫 초콜릿에 푹 찍어 먹으니 언니와 스페인 여행한 순간이 스멀스멀 떠올랐다. 배낭여행으로 피곤할 때마다 추로스를 외치며 힘을 내곤 했는데...

다른 음식도 먹어보자며 쭉 둘러보다가 삶은 문어와 감자 요리를 주문한 뒤 바(Bar)로 가져갔다. 올리브 오일 향이 가득한 문어와 짭조름한 감자가 제법 잘 어울렸다. 거기에 샹그리아 한잔 더하니 행복하다, 행복해!! 베슬을 걸은 후 배가 고프다면 가까운 리틀 스페인에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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