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

(조금 늦은) 임신 17주 차 이야기

by 이수댁

요즘 신기한 일이 많이 생겼다.
생명이 자라는 진귀하고도 기쁜 현상을 목격하는 일.

재택근무를 시작하면서 전자파 방지를 위해 사다둔 스투키에서 새순이 돋기 시작했다. 스투키를 여러 번 키웠어도 새로이 자라나는 적은 처음이다. 쑥쑥 자라는 모습이 기특하다.

더불어 회사에서 반려식물을 선물 받았는데, 자리에 없는 와중에도 꽃이 피었다고 연락이 왔다. 주인 없는 꽃이 제일 잘 자란다고 부러워하셨다. 팀장님께서 보내주신 사진으로 꽃이 핀 모습을 보니 너무나 신기했다. 어여쁜 자태로 기쁨을 전해줘서 고마웠다.

하나 더. 아침이면 짹짹짹 새소리가 가까이에서 들렸다. 남편에게 이야기했더니 똑같이 느꼈다며 새소리가 어디서 나는지 찾기 시작했다. 우리 집 베란다 옆 작은 틈에 둥지를 튼 건지 어미새가 바쁘게 먹이를 나르는 모습을 발견했다. 어미새, 아비새가 왔다 갔다 할 때마다 아기새들이 "밥 주세요~~~"하고 울어대는 모양이다. 어렸을 적 우리 가게에 제비가 찾아왔을 때 엄마께서 참 반겨주셨던 기억이 떠올랐다. 반가워, 얘들아~~~ 아기새들이 다 자랄 때까지 안전하게 머물다가렴!

17주를 지나면서 빵이가 점점 자라는 게 느껴진다. 풍선에 후후 바람을 불어넣는 것처럼 나날이 배가 커지고 있다. 빠르면 16주, 일반적으로 18주 정도에 태동이 느껴진다고 하는데 아직까지는 태동을 느끼지 못했다. 초보맘이라 혹시나 모르고 지나치는 건 아닌지 배를 알라딘 램프인 양 쓱쓱 문질러 본다.

스투키, 스파티필럼 등 반려식물과 반가운 손님인 아기새들까지... 빵이와 함께 새로운 생명들이 주변에서 쑥쑥 자라면서 에너지를 전해준다. 참 고맙고, 기쁜 나날들이다.


사무실 책상 위 반려식물, 스타티필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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