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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Jun 03. 2017

다시, Cello와 함께 호흡할 수 있기를!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_첼로 연주하기

Cello.

입사를 하고 가장 하고싶었던 일 중 하나는

첼로를 다시 배우는 일이었다.


중학생 시절,

현악반에 가입을 했고 그 중 난 첼로파트였다.

키 크고, 덩치 큰 내가 첼로를 들고 있으면 바이올린 같지 않냐며 장난처럼 첼로를 선택한 이유를 댔다.

ㅇㅅㅇ


사람 목소리와 가장 닮은 악기라는 점도 있지만,

첼로는 연주할 때 악기를 감싸안는 듯한 모습이다.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엄마 무릎에 누워 도란도란 이야기을 나눌 때처럼.

그래서 난 첼로가 좋다.


회사에서 10분쯤 걸으면 닿을 수 있는 최인아 책방!

그곳에서 금요일 밤 격주로 송영민 피아니스트가 음악감독을 맡아 진행하는 콘서트가 열린다.


6월 2일 금요일 문을 연 5회차 공연은

'문득 눈물이 필요할 때'라는 제목으로

장우리 첼리스트의 연주를 들어볼 수 있었다.

김현우 바이올리니스트도 스페셜 게스트로 오셔서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셨다.


눈 앞에서 첼로 연주를 보고, 들을 수 있는 시간.

연주자와 관객의 거리가 굉장히 가까워서

연주자의 표정까지도 살펴볼 수 있어

더욱 몰입하게 된다.


그러다 내가 발견한 것은,

연주자들은 연주에 맞춰 호흡한다는 것이었다.


GX(Group Exercise)를 할때 힘겨움을 견디기 위해 숨을 꾹 참아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트레이너는 늘 올바르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간절히 원하는 순간을 사진에 제대로 담아내고자 할 때는 숨을 잠시 멈추고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이처럼 숨을 참거나, 제때에 들이쉬고 내쉬는 것은 음악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나보다.

집중하기 위해서일까?

잘 알지 못해도 악기와 함께 호흡하는 모습이었다.


내가 악기를 다시 배우고자 하는 건

평생 함께할 동반자이자 친구를 만들고 싶어서다.

힘에 겨울 때 사람에게 위로받기도 하지만,

때로는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 방법 중 하나로 악기를 다루고 싶다.

그리고 위로를 가장 잘해줄 것 같은 악기,

첼로가 그 친구가 되어줬으면 한다.

물론, 좋은날에도 기분좋게 함께할거고!


중학생 시절 일주일간 음악캠프를 가서 합숙하며 첼로를 연습했던 시간들,

힘들었지만 일취월장한 실력에 그만한 가치가 있는 시간이었구나 하고 깨달았던 순간...

친하게 지내던 언니의 졸업하는 날,

졸업식곡 연주를 하다 눈물이 주르륵 흐르던 순간...


콘서트가 시작됨을 알리는 테마곡인

슈베르트 즉흥곡 op.142 no.3가 흘러나오면

그때 그 시절로 타임머신을 타고 가는 기분이다.

순수하게 음악을 좋아하고, 몰입했던 시간 속으로...


이제 일을 시작한지 5년이 다 되어가고,

어느정도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되었으니

첼로를 다시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마침 회사에 오케스트라 동호회가 있고,

주인을 기다리는 첼로가 하나 있다고 하니~

레슨을 해주실 수 있는 선생님만 잘 찾으면

다시 한번 첼로를 연주할 수 있을 것 같다.


중학생 때는 학교에서 악기를 지원받았다가

고등학생이 되니 악기도 없고, 입시전쟁을 치르느라  오랜 시간 멀어져있던 친구를...

이제 다시 불러와 오래오래 함께했으면 한다.

:)


첼로야, 우리 조만간 다시 함께 호흡해보자!

다 까먹어서 기초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겠지만

인내심을 갖고 첫걸음부터 다시 시작해보자구!


곧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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