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키우는 마음
2020년 12월 6일, 우리 집 김장하는 날.
올해는 언니 결혼으로 인해 김장 일정이 늦춰져서 김장철 막바지에 김치를 담았다.
배추 40포기를 준비했고, 일손을 돕기 위해 형부와 이모들도 와주셨다.
엄마께서는 아기가 울면 돌봐야 하는 나에게 가장 간단한 일을 맡기셨다.
양념을 버무린 김치가 김치통에 가득 차면 김치통 위에 묻은 양념을 닦아내고 뚜껑을 닦는 일이었다.
무거운 김치통은 아빠께서 들어주셔서 내가 맡은 일은 초간단했지만, 시시때때로 잡무가 있을 때마다 손을 거들었다.
예를 들면 양념이 바닥이나 벽에 튀면 닦아내고, 가위나 비닐팩 등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갖다 주는 등의 조수 역할이다.
여러 사람이 함께하니 확실히 일에 속도가 붙었고, 오전 중에 뚝딱 마칠 수 있었다.
일한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달콤한 보상은 수육과 겉절이라는 환상의 조합이었다.
점심을 먹으려는데 아기가 깨서 이모들과 처음 만났다. 코로나 19로 인해 친척들에게도 아기를 보여주는 시기가 많이 늦춰졌기에 더욱 반가운 만남이었다.
이모들은 김장하는 내내 엄마 일하라고 쿨쿨 자는 아기가 효녀인지 불효녀인지 모르겠다고 놀려댔다.
아기가 울어야 엄마가 일을 안 하는데 눈치 없이 실컷 자서 설거지와 바닥 청소 등 뒷정리까지 모두 나의 몫이었다.
물론 전날 늦게까지 일하신 엄마를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선 거지만 모든 일을 다 마치니 깨어나는 아기...
김장을 마치고 피곤했던 엄마, 언니 모두 일찍 잠들었는데 낮잠을 충분히 잔 아기는 자정이 되도록 눈이 초롱초롱했다.
쏟아지는 졸음을 간신히 참으면서 놀아주다가 깜빡 졸았는데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우리 아기... (언제 잘래, 너?!)
엄마도 졸려... 얼른 자자... 라며 사정을 하기에 이르렀다.
할머니 도와서 엄마 일 열심히 하라고 시간 맞춰 자는 우리 아기...
효녀.... 맞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