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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Jun 25. 2017

잘먹고 잘살아봅시다. (feat. 오늘은 집순이)

2017년 6월 마지막 일요일 오후를 보내며

흐린 하늘에 꾸물꾸물한 날씨~

느지막히 점심을 만들어 먹기 위해 장보러 나갔는데 빗방울이 똑, 떨어지네요. 비가 올건지~ 말건지~ 애매해서 시장으로 가려던 발걸음을 돌려 가까운 슈퍼에 다녀왔어요~


뭘하면 좋을까 고민되는 일요일! 누군가를 만나기보다 혼자 있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블루투스 스피커로 가수 '안녕하신가영' 노래를 크게 듣기도 하고, 점심을 먹기 위해 요리도 해보아요.


자취 경력 5년이지만 집에서 요리해서 먹은 적은 부끄러울 정도로 적어요~ 그래서 오늘은 스스로를 위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기로 결심했어요!


오늘의 점심메뉴는 비빔냉면!

당면집 손녀인지라 면요리가 가장 만만하기도 하고, 또 좋아합니다. :)


오이를 자르고, 계란을 삶으며 기다리다보니 친구들이 생각나네요. 저희 집에 왔을 때 직접 만들어준 음식을 먹고 오랜만에 집밥을 먹어서 좋다던 친구들 얼굴이요~


'맞아, 직접 만들어준 밥 먹을 때 정말 좋아했었는데...' 주변에 혼자 자취하며 사는 친구들이 많으니 가끔씩 친구들을 불러 밥 한끼 대접하며 이야기 나누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네요.


그러다 엄마 생각이 나기도 했어요. 엄마는 제가 대전에 가면 항상 이렇게 물어보세요~

"우리 둘째딸 뭐 먹고 싶어?"

보통은 그냥 집에 만들어두신 밥 먹고 싶어요. 된장찌개나 김치찌개요~ 종종 삼겹살처럼 같이 먹을 때 더 맛있는 고기도 먹고 싶고요. 요즘처럼 더운 날엔 냉면이나 쫄면 먹는 것도 좋아해요!

지난주 대전집에서 정리할 자료가 있어서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데 별별 간식이 다 나오는거예요~


"지영아 너가 안 먹으니까 살구 다 썩는다."

그쵸... 전 과일귀신이라 과일은 마다하지 않아요.

다음은 감자였어요.

"배부른데."

"얘가 뭘 모르네~ 감자는 뜨거울 때 먹어야 제맛이지!"하시며 제 옆에 감자를 쓰윽 밀어두고 다시 부엌으로 가셨어요.

"지영아 포도 먹어."

접시에는 연두색 포도, 보라색 포도, 알이 작은 새끼 포도 등 다양합니다. 종류별로 먹어야 한대요.


ㅇㅅㅇ


"냉장고에는 너 주려고 산딸기도 남겨놨어."

"엄마, 무슨 헨젤과 그레텔인 줄 알겠어요~ 마귀할멈처럼 나 포동포동 살찌워서 잡아먹으려고! 크크"

날씬한 친구들도 엄마가 살빼라고 한다는데, 우리 엄마는 정반대예요~ ​(이러니 제가.... ㅋㅋㅋ)

그리고 때가 되니 점심으로 쫄면 대령이오~

오이도 썰고, 면도 삶으며 엄마와 함께 요리했어요~ :)

간식은 요령껏 한두개만 맛보고, 식사는 아빠를 구원투수로 모시면 걱정없답니다. 호호홍


끊임없이 간식을 건네는 엄마 모습이 웃음이 나와 음식 사진 찍어뒀는데, 스스로 챙겨 먹어야 하는 서울 자치방에서 주말을 보내려니 생각이 나서 사진을 보게 되네요~

서울집에서는 스스로를 챙겨주기 위해 비빔냉면 만들기 도전~! 그리고 완성!! 손수 만든 비빔냉면, 그 옆에는 냉면육수! (이건 그냥 있길래.. ㅎㅎ) 그리고 반찬으로 볶음김치와 총각김치를 먹었어요~


오랜만에 집순이가 되어 조용히 혼자 있는 시간을 즐겨봅니다. 요리는 다른 창작활동에 비해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으니 스스로를 위해, 밥 한끼의 따스함을 선물해주고 싶은 사람을 위해 종종 시도해봐야겠네요~


귀찮다고 대충 끼니 떼우지말고, 제대로 된 식사로 잘먹고 잘살아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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