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민 피아니스트와 함께한 갈라 콘서트 후기
최인아 책방 송영민 피아니스트의 상반기 마지막 갈라 콘서트가 열리는 날! 친구들과 함께 가보았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사람들로 책방이 가득찼습니다. 회가 거듭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는 건, 책방마님과 연주자가 매회 정성 들여 준비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송영민 피아니스트의 콘서트에 참석했을 때 '감사'를 키워드로 잡고 음악인으로서 성장과정을 연주와 이야기로 풀어냈던 기억이 납니다.
마지막 날에도 음악은 들어주는 사람이 있어야만 허공에 사라지는 소리가 아닌 음악으로 완성될 수 있다며 함께해준 연주자와 관객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훈훈하게 마무리했습니다. 한결같이 겸손하고, 감사하는 모습이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송영민 피아니스트의 인간적인 매력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실내 공연 7회, 루프탑 공연 3회로 구성된 10회의 공연 중 8회 참석했습니다. 돌이켜보니 4월부터 지금까지 매번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이 큰 행복이었습니다. 음악을 들으며 마음을 내려놓고 한템포 쉬어가고, 감동으로 마음을 풍성하게 채울 수 있었습니다.
마침 상반기를 정리하는 6월의 마지막 날을 갈라 콘서트로 마무리 할 수 있어 하반기를 희망차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네요! '한 것도 없는데 반이나 지났네!'가 아닌, '아직 반이나 남았네!'하는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요~!
갈라 콘서트 답게 그동안 참여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연주자와 성악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번 공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건, 지난 5월 해외봉사활동에 가느라 참가 기회를 놓친 바리톤 지광윤님의 무대입니다.
소프라노 이영주님과 함께 오페라 마술피리 중 아리아 '파파게노와 파파게나의 이중창'을 열창했습니다. 얼굴 표정은 물론 온몸으로 노래를 불러 관객들의 이목을 확 집중시켰습니다. 작은 퍼포먼스가 곁들여져 중간중간 웃음 포인트들이 있었는데요. 유투브에서 영상을 찾았는데 꼭 한번 확인해보세요!
중간에 하나~ 두울~ 세엣!!을 세는 부분이 있는데, 여기에서 계단에 앉아 노래를 듣던 아이들이 숫자를 따라 세더니 꺄르르 웃음이 터졌습니다. 노래 중간에 파파게나를 부르며 파파파파를 반복하는 부분에서는 "파파게나! 꺄르르~~~"하는 순수하고 유쾌한 웃음 소리에 깜짝 놀라 뒤돌아보니 두명의 꼬마 아가씨들이 웃고 있어서 따라 웃었어요. 아이들 목소리가 피쳐링처럼 노래를 더욱 맛깔나게 해주었답니다~
알고보니 이 천진난만한 꼬마 아가씨들은 지광윤님의 딸이었어요~ 화장실에서 뽀득뽀득 손씻는 모습이 귀여워서 바라보고 있다가 옷에 리본이 풀려있길래 묶어줬거든요. 손에 짐이 있어서 예쁘게 못 묶어줬는데 쭈뼛쭈뼛 다시 묶어달라고 해서 "응~ 이모가 예쁘게 다시 묶어줄게!!"하고 정성들여 다시 묶어줬어요. 귀여운 아이들 덕분에 이번 무대가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네요~!!
송영민 피아니스트 콘서트의 단골 손님이 된 후 저에게도 작은 변화들이 생겼어요.
1. 첫번째는 클래식 음악 연주는 물론 연주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 것. 이전에 클래식 음악은 잠잘 때 듣는 배경음악이었는데, 최인아 책방에서 연주자들의 공연을 보면 그 음악은 친구처럼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그렇게 새로운 음악을 알아가게 되어 기뻤어요~
2. 두번째는 7월부터 첼로 레슨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입사할 때부터 생각만하던 일을 이번 계기에 직접 실행에 옮기게 되었어요! 이 또한 정말 기쁜 일이고,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가고 싶어요.
3. 세번째는 마음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이렇게 바쁘고, 힘든 세상에 음악을 들을 여유가 있어?'라는 생각 대신 '이렇게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 속 잠시나마 음악을 들으며 쉬어가고, 충전할 수 있어 감사하다!'하고 느끼게 된 것입니다. 헛헛한 마음을 풍성하게 채워주는 음악을 앞으로도 늘 가까이하며 느끼고 싶습니다.
4. 네번째는 악기와 음악에 대한 이야기나 글 속에 많이 녹아져 나온다는 것을 스스로 느낍니다. 조금씩 제 안에 음악이 자리잡고 있다는 의미겠죠!
연주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관객과 교감하는 콘서트! 사연을 보내면 눈 앞에서 신청곡 연주를 선물받을 수 있는 근사한 콘서트! 책방답게 책방마님과 연주자가 그날의 연주에 어울리는 책을 추천해주는 우아한 콘서트!
아쉽게도 상반기 콘서트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마지막 연주가 가까워질수록 아쉬운 마음은 커졌습니다. 한편으로는 마음 속에 이런 말이 떠오르더라구요.
"당신을 알게 되어 행운입니다."
최선의 연주로 큰 감동을 선물해주셔서, 삶에서 음악이 주는 위로와 격려의 힘을 알게 해주셔서... 연주자 분들께 감사하고 싶습니다.
콘서트가 완전히 끝난 건 아니고, 가을이 되면 다시 시작한다고 하네요. 설레는 마음으로 뜨거운 여름이 지나,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오기를 기다려 봅니다. 가을에는 또다른 감성으로 즐겨볼 수 있을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송영민 피아니스트의 앨범 <The Preludes>가 발매되었습니다. 따끈따끈하게 나오자마자 최인아 책방에서 구매하고, 사인도 받을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우리, 가을에 또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