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이를 돌보면서 짐 정리를 하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작은 방에는 대전에서 보낸 짐이 가득 쌓여있는데, 현실은 당장 끼니를 챙겨 먹고 설거지하는 것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짐 정리를 한 번에 다 끝낼 생각을 버리고 이번 주에 시간을 갖고 천천히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때 막내 이모한테 연락이 왔다.
- "애기 보면서 짐 정리하느라 힘들지? 이모가 가서 도와줄게."
- "이모, 나 그냥 내려놓았어. 이모도 바쁜데, 시간 될 때 한번 와주세요."
- "놀러 가려면 왜 가~ 손 필요할 때 도와줘야지."
틈틈이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일이고, 성격상 너무 엉망인 모습은 보여주고 싶지 않으니 이모 오기 전에 어느 정도 청소를 마칠 것 같다. 그럼에도 어떻게 하나 막막하게 느껴지던 청소가 이모의 한 마디로 할 수 있는 일이 되었다. 누군가의 따듯한 관심이 큰 힘을 준 것이었다. 그러면서 앞으로 나도 동생들, 조카들을 어떻게 챙겨줘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먼저 주는 것도 해보지 않으면 방법을 잘 모르고, 점점 못하게 되는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먼저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가까운 곳에 보고 배울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