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수댁 Jul 07. 2017

안녕, 똘I(아이)

동료에게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내가 되길 바라며

"안녕하세요! O루야 입니다. 네, 할렐루야 할때 루.야.입니다."


처음 옆자리에 앉았을 때 전화하는 소리를 듣고 키득키득 웃었던 기억이 난다.

'루야! 특이한 이름이다.'


옆자리에 앉은지 얼마 안됐을 때 루야 대리님과 친한 대리님이 얘기했다.

"루야 걔 똘I예요."


'똘I???' ㅇㅅㅇ

잘생긴 얼굴인데, 또라이 이미지라니...


그런데 나는 대답했다.

"크큭~ 아직 잘 모르지만 왜 똘I인지 알 것 같아요!"


그 이야기는 바로 루야 대리에게 전해졌고, 옆자리 앉은지 얼마 안되서 굉장히 매너있게 잘 대해주고 있었는데 자기를 똘I라고 하는 말에 공감하다니 나한테 배신감을 느꼈다고 했다.


"어? 전 똘I라 좋은데요!"라며 웃었고, 그 후로 조금씩 이야기도 더 많이하고 친해지게 되었다.


무언가 특별해서가 아니다. 옆자리 짝꿍은 아침에 출근하면 가장 자주 마주하는 얼굴이고, 오후쯤 눈이 침침하고 몸이 뻐근해질 때 중간중간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존재다. 옆자리에 앉아도 그렇게 지내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 루야 대리님은 자주 먼저 말을 걸어주었다.


조용한 사무실 뚝딱뚝딱 키보드 소리만 울려퍼질 때 괜히 한번씩 장난을 쳤다.


"오! 루야 대리님~ 안경 쓰고, 복잡한 장표 보고 있으니까 지금 좀 똑똑해보여요."

"저 원래 똑똑한데요. 가진게 얼굴 밖에 없어요."

"헐. 소개팅 나갈 때 안경 쓰고 말 안하면 성공할 것 같아요. 크크"


별 영양가 없는 농담들이 때로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 작은 활력소요, 사소하지만 회사생활 하면서 큰 힘이 된다.


최근 승진자 교육에 참여할 때 퇴근 후 송도로 같이 이동하고, 아침 운동도 하고 참 든든했었는데... 그런 동료가 1년간 휴직한다니 아쉬운 마음 밖에...


학교 친구들이 아주 오랜만에 만나도 늘 친근하게 느껴지는 건 같은 공간 안에서 인생의 시기를 함께하며 추억을 공유하기 때문일거다.


하루에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하는 동료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제는 언제 학년이 바뀌는지, 언제 졸업하는지 모두에게 똑같이 정해져있지 않다. 각자의 선택에 달려있다.


그래서 오래오래 함께하고 싶은 동료가 잠깐이든, 평생이든 회사를 떠날 때 퍽 슬프고, 아쉬운 마음이 든다. 웃으며 또 보자고 몇번을 약속하지만, 지금보다는 훨씬 뜸하게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렇게 혼자서 글을 쓰면서라도 아쉬움을 달래보고, 헤어짐을 받아들인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며, 때로는 같이 운동도 하고, 너무 졸리고 집중이 안될 때 차 한잔 하러 같이 나갈 수 있는 짝꿍이 없으면 당분간 많이 허전할 것 같다.


그래도 이렇게 비장의 무기로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뒀으니 다음에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몸 건강히, 다양한 경험 하면서 잘 지내길 바래요!


(사진을 예쁘게 남기고 싶었는데 폴라로이드로 찍다 보니 구도가 잘 안 맞고, 얼굴도 하얗게 달걀 귀신처럼 나왔다. ㅋㅋ 이건 다 인물보다 사무실 인테리어가 더 중요하다는 우리 총무과장님 탓! ㅋㅋ 초상권 보호에도 좋고, 사무실도 잘 보이고, 오히려 나중에 웃으며 추억할 수 있을 듯~^^)

마지막 폴라로이드는 가족사진 컨셉으로!





작가의 이전글 라-레-솔-도- 기초부터 다시 한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