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성 변호사의 논어 노트
'옛 것을 배워 익힌다(溫故)'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일단 온고(溫故)는 공자의 배움(學)과 연결된다. 하지만 단순한 학(學)만으로는 새로운 것을 알아내는 지신(知新)을 이룰 수 없다.
온고(溫故) 또는 배움(學)이 지신(知新)으로 이어지려면 시습(時習 ; 시간이 날 때마다 익힘)이 따라줘야 한다. 여기서의 ‘시습(時習)’은 ‘때때로’가 아니라 ‘시간이 날 때마다 꾸준히 계속’이라는 적극적인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대체 무엇을 익힌다(습 ; 習)는 말인가.
이 때의 익힘은
책 속의 문자를 자신의 그 동안의 삶과 연결지어
그 의미를 곱씹는 ‘격렬한 사고실험’을 의미한다고 봐야 한다.
공자가 말하는 ‘시습(時習)’은 ‘답습(踏襲)’과는 다르다.
답습은 예로부터 해 오던 방식이나 수법을 좇아 그대로 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시습(時習)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내 삶 속에서 지식을 검증하고 체화하는 정신활동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데카르트가 말하는 ‘회의(懷疑 ; 의심)하는 인간’의 모습이야 말로 공자가 지향하는 군자(君子)의 모습과 닿아있다.
이렇게 본다면 논어 위정(爲政)편의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은 학이편의 ‘학이시습’과 궤를 같이 하는 말이다.
온고이지신과 학이시습이 바탕이 되면 대학(大學)에 나오는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 가능해진다. 나의 경쟁상대는 타인이 아니라 어제의 나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