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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우성 변호사 May 06. 2017

仁者는 산을 좋아하고 知者는 물을 좋아한다?

조우성 변호사의 논어 노트

제목: 디지털 시대의 균형술: 산과 물의 지혜로 현대인의 영혼을 구하다


#1. 존재의 딜레마: 고요함과 움직임 사이에서


스마트폰을 손에 쥔 채 끊임없이 스크롤하는 우리의 모습. 이는 마치 흐르는 물과도 같다. 하지만 그 흐름은 종종 목적 없는 표류가 되곤 한다. 반면, 명상 앱의 인기는 현대인의 내적 고요함에 대한 갈망을 보여준다. 이 모순된 현상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는가?


공자의 '인자요산, 지자요수(仁者樂山, 知者樂水)'는 이 딜레마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이는 단순히 '어진 사람은 산을,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한다'는 피상적 의미를 넘어선다. 그것은 존재의 두 가지 근본적 양태, 즉 고요함과 움직임의 균형에 대한 통찰이다.


#2. 플라톤의 동굴과 노자의 도(道): 서양과 동양의 만남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에서 진리를 찾아 동굴을 벗어나는 철학자의 모습은 '지자'와 맞닿아 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상계를 넘어 불변의 진리를 추구하는 이 여정은, 노자가 말한 '도(道)'를 찾아가는 과정과 놀랍도록 유사하다. 


*"진리는 흐르는 물과 같아서 끊임없이 모습을 바꾸지만, 동시에 영원한 산과 같아서 그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이 관점에서 보면, '인자'와 '지자'는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이다. 현대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가 말한 '세계-내-존재(In-der-Welt-sein)'의 개념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우리는 세계와 분리될 수 없으면서도, 동시에 그것을 초월하여 바라볼 수 있는 존재인 것이다.


#3. 디지털 중독과 극단적 개인주의: 현대의 도전


현대 사회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디지털 중독이다. 끊임없이 흐르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지자'의 모습을 과도하게 추구하고 있다. 반면, 타인과의 진정한 교류는 줄어들고 극단적 개인주의가 만연해지는 것은 '인자'의 덕목이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실천 방안을 제시한다:


1. 디지털 디톡스: 하루 중 2시간은 모든 전자기기를 끄고 자연과 교감하기

2. 깊은 독서: 주 1회 이상 고전을 읽으며 불변의 지혜 탐구하기

3. 공동체 참여: 월 1회 이상 지역 봉사활동에 참여하여 타인과 연결되기

4. 명상과 성찰: 매일 10분씩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며 '산'과 '물'의 균형 점검하기


#4. 새로운 시대의 지혜: 유연한 견고함


현대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은 "진정한 혁명은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인자'와 '지자'의 덕목을 동시에 갖추는 것, 즉 유연하면서도 견고한 존재가 되는 것이 현대인의 과제임을 시사한다.


*"우리는 흐르는 물처럼 세상에 적응하되, 그 흐름 속에서도 산처럼 자신의 본질을 잃지 않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균형술이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개인주의의 흐름 속에서도 타인과 연결되는 법을 익혀야 한다. 그럴 때 우리는 비로소 현대 사회의 도전을 극복하고, 진정한 의미의 '살아있음'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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