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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우성 변호사 Oct 07. 2020

나는야 알바트로스


[알바트로스]


- 보들레르 - 


자주 뱃사람들은 장난삼아


거대한 알바트로스를 붙잡는다. 


바다 위를 지치는 배를 


시름없는 항해의 동행자인 양 뒤쫓는 해조를


바닥 위에 내려놓자,


이 창공의 왕자들 


어색하고 창피스러운 몸짓으로


커다란 흰 날개를 노처럼 


다소 가련하게도 질질 끄는구나.


이 날개 달린 항해자의 그 어색하고 나약함이여!


한 때 그토록 멋지던 그가 


얼마나 가소롭고 추악한가!


어떤 이는 담뱃대로 부리를 들볶고,


어떤 이는 절뚝절뚝, 날던 불구자 흉내낸다!


시인도 폭풍 속을 드나들고 


사수를 비웃는이 구름 위의 왕자 같아라.


야유의 소용돌이 속에 지상에 유배되니


그 거인의 날개가 걷기조차 방해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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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하지만 알바트로스는 압니다. 최소한 300미터의 활강거리가 확보되어야 하늘로 날아 오를 수 있다는 것을.

1,000미터 상공까지 거침없이 날아오를 수 있는 커다란 날개가 좁은 배 위에선 오로지 거추장스러운 장애물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바트로스는 자신의 거추장스런 날개를 버리지 않습니다.

태풍이 몰아쳐 이 자그마한 배가 풍비박산 나서

드디어 충분한 활강거리가 확보될 때


저 창공으로 솟구쳐 오를 

그 위대한 꿈을 가슴 속에 간직하고 있기에...


* 알바트로스(Albatross)

비행이 가능한 조류 중에서 가장 큰 종류에 속하며, 앞서 말한 국내 도래종 알바트로스 기준으로 날개를 편 길이가 3~4m, 몸길이가 91cm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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