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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우성 변호사 Jun 22. 2022

'사랑의 기술'이 제시하는 '사랑'

  # 1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the Art of Loving)’에서 성숙한 사랑의 모습에 대해 철학적 베이스를 깔고 다양한 설명을 하고 있다. 말랑말랑한 제목과는 달리 노학자의 심오한 내용으로 가득차 있어 제목에 끌려 몇 장 보다가 휘리릭 내팽개치기 딱 좋은 책이다.     


# 2

에리히 프롬은 ‘사랑이란 인간을 결속시키고, 인간으로 하여금 고립감과 격리감을 극복하도록 도와주며, 자기 자신 본연의 모습과 고결한 모습을 유지하도록 해줄 수 있다’고 했다.

나는 특히 작가가 ‘바람직한 사랑’의 모습으로 평가하는 ‘적극적 사랑’이라는 개념이 인상깊었더. 그가 말하는 적극적 사랑은 이런 단계를 밟아간다고 한다.     


1) 관심 (care)

누군가를 적극적으로 사랑하게 될 때, 그 사람의 삶과 성장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런 관심을 가져야 상대방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고 그가 무엇을 기뻐하고 슬퍼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이것이 기본이다.     


2) 책임 (responsibility)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삶과 성장에 관심을 갖기에그의 다양한 필요, 그가 표현하지 않은 필요에 대해서도 반응(respond)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  바로 '책임'이다. 특히 자녀에 대한 부모의 사랑이 바로 ‘관심’과 ‘책임’이 큰 줄기를 이룬다.     


3) 지식 (knowledge)

상대에 대한 관심을 갖고, 필요에 반응하고자 하는 책임을 가진다면, 그 때 상대방을 더 알고자 하는 욕구가 발생하며, 결과적으로 상대방에 대한 피상적인 지식이나 부분적인 이해가 아니라,  ’깊고’ 전인격적인 ‘이해’와 ‘수용’이 생긴다. 이것이 바로 ‘지식’이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존경(뒤에 나옴)과 지식이 없다면, 사랑은 지배나 소유로 타락하기 쉽다(여기서 말하는 '지식'을 단순히 '논리'나 '공부를 통해 획득한 경험'으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지식은 총체적인 인식과 그에 따른 이해와 수용을 의미하는 것이다).      


4) 존경 (respect)

이렇게 상대를 있는 그대로 ‘알게’되고, ‘바라보고’ 그 사람의 인격을 나의 욕망대로 왜곡하지 않고, 바라보게 될 때 그를 ‘존중(존경)’하게 된다.

존경의 어원은 'respicere', 즉 'to look at(보는 것)'을 말하는데, 있는 그대로의 개인을 바라보는 능력, 개성과 독특성을 인식하는 것이다     


# 3

부모자식간의 사랑, 부부-연인간의 사랑 외에도 우리는 사랑이라는 말을 즐겨 쓴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말에는 이런 깊은 뜻이 내포되어 있음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랑이 아름답고 위대한 이유는 이와 같은 내재적인 가치가 있기 때문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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