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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우성 변호사 Aug 24. 2022

조직에 '내 사람'이 있는가?


<조직에 '내 사람'이 있는가?>


#1


윤 대통령 정부가 들어서고 얼마 지나지 않아 대통령실의 사적 채용 문제로 시끄러웠다. 이를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대통령실일수록 대통령의 뜻을 잘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예전에 인연이 있던 사람들과의 호흡이 더 잘 맞지 않겠느냐“라고 주장하고 이를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그래도 가장 중요한 공공기관인데 능력이 우선시 되어야지 사적 인연이 크게 고려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맞선다. 


국민의 세금으로 급여를 지급하는 공무원을 임용하면서 사적 채용을 한다는 것은 여러 논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사기업이라면 좀 달리 볼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가까이서 지켜 본 업체들을 본 소감을 말해 본다. 


#2


기업을 운영하다보면 여러 형태의 위기가 발생한다. 현금 유동성이 막혀서 부도의 위기에 몰리거나 형사문제가 발생해서 대표나 임원이 수사를 받는 일도 생긴다. 그런 위기를 돌파해 내려면 조직원들의 헌신 내지 위험감수(Risk–Taking)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해관계로 결합된 관계에서 이러한 헌신 내지 위험감수를 이끌어 내기란 쉽지 않은 문제다. 


#3


능력을 높이 사서 사람을 들이고 그 사람에게 힘을 몰아줬는데. 막상 위기가 발생하니 이들은 나몰라라 하고 사표를 내고 다른 곳으로 떠나간다. 이직의 선택권이 있는 그들에게는 굳이 여기 남아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  


반면 어쩔 수 없이 같은 배를 타고 가야 할 사람, 혈연으로 맺어졌든 우정이든, 아니면 다른 그 무엇이든 이해관계를 넘어설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같이 위기를 돌파해 낼 수 있다. 이러한 몇몇의 사람들이 위기에서 조직을 구해 낸다.  


#4


그런데 리더들은 그런 사람들의 가치를 잘 알아채지 못한다.


창업 때부터 같이 했던 소위 개국 공신들은 새로 영입된 사람들에 비해 세련미나 능력이 떨어진다. 조직의 발전에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고 뒤처지는 느낌도 든다. 여기서 리더는 2중적인 모습을 보인다.


한편으로는 능력을 냉정하게 평가해 공신들에게 박한 점수를 주면서 분발을 촉구하는 반면 새로운 능력자들에게는 더 공을 들인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러한 공신들의 충성심은 믿기에 그들의 희생을 강요한다. 새로 영입된 사람들에게 신경을 쓰느라 공신들을 잘 챙기지 못해도 공신들은 이를 이해해 줄 것이라 믿는다. ‘자네는 여기 주인이잖아. 그들은 손님이고. 우리가 손님을 접대 한다고 생각해야지’라며 주인의식을 강요한다. 공신들은 많은 혜택이 새로운 영입 인사들에게 돌아가는 것을 지켜보게 된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공신들은 점점 권력의 핵심부에서 멀어지게 되고  결국에는 버티지 못하고 조직을 떠니거나 조직에 대한 충성심을 잃어 버린다. 이런 조직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발벗고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없다. 


#5


이해관계를 뛰어 넘는 끈끈함을 갖춘 ‘내 사람’이 최소한 몇 명은 필요하다. 그들은 조직에 위기가 발생했을 때 빛을 발한다. 평상시에는 그 존재가치를 잘 알아챌 수 없다. 마치 사고가 터져야 귀한 줄 아는 스페어 타이어같은 존재들이다. 


따라서 리더는 내 사람을 만들기 위한 별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핵심 인원 개개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를 충족시켜 주도록 해야 하며, 리더는 당신을 믿는다 라는 신뢰를 개인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꾸준히 계속되어야 한다. 이는 스마트한 경영전략 수립 못지않게 중요하다. 


과연 그런 내 사람이 조직에 몇 명이나 있는지 냉정하게 따져 보자. 족벌경영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아찔한 위기의 순간에 같이 돌파해 낼 수 있는 장수들을 키우라는 것이다. 이것은 지극히 실전적인 지식이다. 


과연 그런 ‘내 사람’이 우리 조직에 몇 명이나 있는지 따져 보는데 퍼뜩 떠오르지 않는다면 위기에 취약한 인적구성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보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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