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아보게 하는 문구(21) 부쟁지미(不爭之味)
#1
영악하리만치 실천적인 조언을 주는 책 신음어. 그 중 내가 좋아하는 부분이다.
“두 개의 물건이 부딪치면 소리가 나고, 두 사람이 부딪치면 싸움이 난다. 소리가 나는 것은 양쪽 다 딱딱하기 때문이다. 양쪽 모두 부드러우면 소리가 나지 않는다.
한쪽이 딱딱하더라도 다른 쪽이 부드러우면 소리는 나지 않는다. 싸움이 일어나는 이유는 두 사람 모두 자기 몫만 챙기려고 하기 때문이다.
한쪽이 양보하면 싸움은 일어나지 않는다. 부드러운 쪽이 딱딱한 쪽을 활용하는 게 이상적이다. 양보하는 쪽이 자기 몫을 챙기려는 쪽을 감화시키는 것이다.“
“쉰 살에 이르자 싸우지 않는 묘미를 발견하게 되었다.
부자와는 부를 가지고 싸우지 않는다.
공명심이 있는 사람과는 지위를 놓고 싸우지 않는다.
가식적인 사람과는 평판을 가지고 싸우지 않고,
오만한 사람과는 예절을 따지지 않는다.
또한 감정적인 사람과는 시비를 따지지 않는다.“
余行年五十 悟得五不爭之味 人問之 曰
不與居積人爭富
不與進取人爭貴
不與矜飾人爭名
不與簡傲人爭禮
不與盛氣人爭是非
#2
한비자에도 이와 유사한 맥락의 문장이 나온다.
한비자는 이 세난편에서 설득에 관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해주는데 그 내용을 가만히 읽어보면.아주 실전적이다.
“첫째 상대방이 자신의 능력이 아주 뛰어나다고 생각하고 있으면 굳이 그가 할 수 없는 일을 찾아낼 필요가 없다.
둘째 상대방이 자신의 결단이 과감했다고 생각한다면 그가 실수한 일을 골라내에 화나게 할 필요가 없다.
셋째 상대방이 자신의 계획이 현명하다고 생각하면 실패할 경우를 들어서 추궁하지 말아야 한다.
넷째, 논지가 거슬리는 데가 없고 말씨가 저촉되는 데가 없으면 그런 뒤에 비로소 지혜와 변설을 마음껏 구사할 수 있다.“
#3
한마디로 말하면 상대방의 자존심을 최대한 살려주고,
그 사람이 자랑스러워하는 이런 계속 칭찬해 주되
굳이 그 사람이 기분 나빠할 말은 가려서 하지 말라는 의미.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서 상대의 호감을 얻은 뒤에서야 비로소
지혜와 변설을 마음껏 구사할 수 있다고 알려준다.
이런 접근은
상대를 추켜세우는 것이 상대와 논쟁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데일 카네기의 조언과도 일맥상통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중심적이기 때문에 지혜나 화려한 말투보다 상대로부터 호감을 얻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