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 사기 곳곳에는 항우와 유방의 성격을 비교해 볼 수 있는 단서들이 나옵니다. 저는 그 중에서도 특히 두 사람이 각자 진시황을 보았을 때의 반응이 인상적으로 다가오더군요.
언젠가 진시황이 초나라 수도로 시찰을 나온 적이 있었다. 당시 혈기왕성했던 항우는 시황의 행차를 보고는 서슴없이 “조만간 내가 저 놈을 대신하리라”라며 씩씩거렸다. 곁에 있던 숙부 항량은 이 말에 깜짝 놀라서 서둘러 그의 입을 막았다.
- 항우본기 -
유방 역시 무명 시절 진시황의 시찰 행렬을 본 적이 있다. 이 때 그는 "오호라! 대장부라면 저 정도는 돼야지“라며 감탄했다.
- 고조본기-
사마천은 용맹하고 강한 개성의 항우와 연약하면서도 어딘가 음험한 유방의 성격을 잘 대비시킵니다.
강하면 부러지기 쉬운 법이지요.
대나무처럼 굽혀야 할 때 굽힐 줄 아는 유연성이라는 장점이 유방에겐 있었습니다.
너무 눈에 힘을 주며 살고 있진 않은지.
내 경쟁자의 성공에 너무 배아파하거나 분기탱천하는 건 아닌지.
‘오호라~ 멋지군. 저 정도는 돼야지. 암’이라고 말하면서
너털웃음을 웃을 수 있는 기개와 여유를 가져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