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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우성 변호사 Oct 28. 2015

서희 장군의 협상전략 - 상대의 욕구를 파악하라

조우성 변호사의 협상 Must Know

우리 역사상 가장 뛰어난 협상가로 자주 거론되는 서희 장군. 


과연 그는 어떻게 거란군에 대응했길래 큰 싸움 없이 거란군을 물리치는 한편 강동 6주까지 탈환했을까?

이는 거란군의 욕구(Interest)를 잘 파악한 서희 장군의 탁월함 때문이다.     






거란은 고려 성종 말년인 993년, 소손녕을 앞세워 대군을 이끌고 고려를 침공한다. 거란의 침공에 대해 고려 대신들은 결사항전해야 한다는 항전파와 차라리 서경(평양) 이북 땅을 떼어주더라도 거란과의 싸움을 하지 말자는 화친파로 나뉜다.


이 상황에서 서희는 수행원 몇 명만 데리고 소손녕을 만나 담판을 짓는다. 서희는 여러 정보원으로부터 얻은 내용을 종합한 결과 거란이 왜 고려를 침공했는지 그 정확한 의도를 알아낼 수 있었다.


거란이 고려를 침공한 것은 고려땅을 차지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당시 거란과 송나라는 영토분쟁으로 전쟁 직전 상황이었고, 거란은 총력을 다해 송나라와 한판 승부를 벌여야했다. 거란의 궁극적 목표는 송나라 정벌인 것이다.


여기서 거란의 고민거리 등장!


만약 거란이 총력을 다해 송나라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전통적으로 송나라와 친한 관계인 고려가 송나라를 돕기 위해 거란을 배후에서 공격한다면 거란은 상당한 위험에 빠지게 된다. 

거란은 송나라와 전쟁을 하기 앞서 후환을 없애기 위해 고려를 먼저 무력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서희는 바로 이 점에 주목했다. 


거란이 고려를 침공한 진정한 의도(interest)는 송나라와의 전쟁 시 고려가 거란의 배후를 공격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었다. 이에 서희는 고려 왕의 이름을 걸고 ‘거란과 송나라의 전쟁 시 송나라를 위해 출병하지 않겠다’는 점을 약속한다. 몇 번의 회담을 통해 서희는 송나라를 위해 출병하지 않겠다는 고려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에 대해 확신을 주었다.     


이 상황에서 서희는 추가적인 협상 전술을 펼친다.      


서희는 소손녕에게 고려 조정 내의 ‘친송파’를 완벽하게 설득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거란측에서도 선물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친송파를 누를 수 있는 거란의 멋진 선물로 ‘고구려의 옛 영토인 강동 6주를 돌려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송나라 정복 야심에 들떠 있던 거란은 서희가 오히려 ‘대가’까지 요구하면서 송나라와 관계를 단절하겠다고 하니 더 신뢰를 갖게 되었으며, 고려의 후환을 제거할 수만 있다면 변방의 땅은 줘도 된다는 판단을 했다. 

결국 서희는 거란의 침공을 막아내는 성과에 더하여 강동 6주 탈환이라는 보너스까지 얻게 된다.     


거란이 고려를 침공한 진정한 의도, 욕구(Interest)가 무엇인지에 집중했던 서희의 현명함이 고려를 위기로부터 구하고 옛 땅까지 되찾는 쾌거를 낳았다. 

이처럼 상대방의 Interest에 집중한다는 것은 강력한 협상무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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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의 요구가 아닌 욕구에 집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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