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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우성 변호사 Dec 17. 2015

관대한 당신이 호구가 되지 않는 법(2)

기브 앤 테이크 중에서

와튼스쿨 조직심리학교수인 애덤 그랜트의 ‘기브 앤 테이크’는 남들에게 잘 베푸는 기버(Giver)가 오히려 성공 피라미드의 최상층부에 있음을 다양한 실험과 사례로 논증하고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을 애덤 그랜트와의 가상 대담을 통해 확인해 봅니다. 시리즈로 연재하고 있습니다.


조우성 : 지난 시간에 교수님은 관대한 기버 중 남들에게 이용만 당하는 사람의 세가지 특징으로 첫째, 사람을 너무 신뢰하고, 둘째, 과도하게 공감하며, 셋째, 지나치게 소심하다는 점을 꼽아주셨고, 그 첫 번째 특징에 대해 살펴본 바 있습니다. --> https://brunch.co.kr/@brunchflgu/705


오늘은 두 번째 특징에 대해 살펴보죠.


실패한 기버들은 과도하게 공감한다... 이게 정확히 어떤 뜻인가요?     


애덤 그랜트 : 동업자 C와 D가 있습니다. C는 헌신적으로 사업을 위해 노력했지만 D는 C의 신뢰를 배신하고 교묘히 C를 이용해 이익만 챙기고 있었죠. 특기할 만한 점은 C도 D가 그런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C는 계속 소심하게만 대처한 겁니다.     


조 : C는 당연히 기버 성향이었지요?     


그랜트 : 네, 기버인 데다가 강력한 감정이입을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감정이입은 누군가에게 호의를 베풀 때 그 원천이 되지만 한편으로 기버를 취약하게 만드는 중요한 원인이기도 하죠.


C는 D를 회사에서 물러나게 하고 싶었지만, 만약 D가 그렇게 되면 어떤 기분일지 생각해 보며 미안한 마음에 그를 내보내고 싶어하지 않았던 겁니다. 그는 고전적인 협상 연구에서 볼 수 있는 감정이입의 함정에 빠져버린 겁니다.     


조 : D는 전혀 C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데 말입니다. C만 일방적으로 퍼주는 셈이네요.     


그랜트 : 모의 협상을 지도할 때, 먼저 참여자들의 성향 분석을 해 봅니다. 그 중 ‘나는 타인의 필요를 내 필요보다 우선한다’와 같은 항목에 동의한 사람은, 타인과의 관계에 나쁜 영향을 줄까 봐 걱정하며 이익을 포기하고 상대의 제안을 수용하더군요.

사랑에 빠진 연인처럼 감정이입은 C를 호구로 전락시켰던 겁니다.     





조 : 그러면 감정이입은 무조건 안 좋은 건가요?     


그랜트 : 감정이입의 방향을 좀 달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게 포인트입니다.     


조 : 감정이입의 방향을 달리한다? 그게 뭘까요?     


그랜트 : 결론부터 말하자면, 


상대방의 ‘감정이나 느낌’에 감정이입할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이성적인 생각이나 이익’을 고려하는 쪽으로
감정이입하라는 겁니다.     

위 사례에서 C는 D를 사업에서 배제하는 것과 관련해서 그런 일이 발생했을 때의 D의 감정이나 느낌이 아니라 D의 이성적인 생각이나 이익을 가만히 생각해 봤죠. 그랬더니 뭔가 실마리가 보인 겁니다.


C는 D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D, 당신은 아무래도 이 사업과 관련해서 직원들과 계속 부딪히고 있는데 이는 D나 직원, 그리고 회사를 위해서 안 좋은 것 같아. D 너도 힘들거고. 
내가 볼 때 당신은 조직 속에 매몰되기 보다는 Free Agent로서의 역량을 발휘하는 것이 더 나은 것 같아.
차라리 보직을 바꾸든지 외부에서 협업관계를 유지하면서 실적 베이스로 배당을 나누는 것이 어떨까?“


조 : 오, 훨씬 전략적인 접근을 한 거군요. ‘상대방이 감정적으로 힘들어 할 거다’라는 차원이 아니라 큰 틀에서 그림을 그렸군요. 상대방의 이해관계도 따져보고.     


그랜트 : C로서는 이 말을 꺼내기가 참 힘들었을 겁니다. 하지만 결국 해냈고, 그 결과 D의 무임승차를 방지하면서 서로간의 관계를 계속 좋게 가져갈 수 있었답니다.     


조 : 제가 하나 참고로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방금 C의 경우처럼, 상대방에게 뭔가 껄끄러운 이야기를 해야 할 때 활용하면 좋은 화법이 있는데, 이를 I - Message라고 합니다. 협상가들이 자주 활용하죠.

제 카카오 브런치의 컬럼을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https://brunch.co.kr/@brunchflgu/480


그랜트 : 음, 협상가들은 역시 다르군요.     


조 : 네, 오늘은 이 정도로 마무리 하구요. 다음 시간에는 실패하는 기버들의 세 번째 특징인 ‘지나치게 소심하다는 점’을 어떻게 극복할지 살펴보겠습니다.      


- 다음 회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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